이수훈 주일본 한국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지금 당장 일본의 조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기자단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교부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 대사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 "호흡을 길게 보고 장기적인 접근으로 해야 한다"며 "상처가 가만히 두면 낫는데 자꾸 그걸 붙이고 떼면 덧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검증한 것과 관련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이 없이 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호흡을 길게 잡고 들여다 본 것"이라며 "(그런데 일본에는 현재) 협상적인 노력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위안부 문제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위안부 검토 TF가 합의 검증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합의는 1mm도 움직이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위안부 문제 역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마찬가지로 일단 문제를 봉합하는 식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사는 "사드형 해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위안부 합의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번 경우는 정부 간 합의니까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대로 노력을 하고 국내적으로 여러 조치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같이 한 것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인 문제와 다른 한일 간 경제협력이나 교류 등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에 대해 이 대사는 "한중일 정상회담도 해야 하고 외교적 일정이 있어서 만나야 하고 회담도 해야 한다"며 "양국 간 여러 가지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에 암초가 많지만, 이 대사는 올해 내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하지 않은 지 7년째"라며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도 있고, (그게) 안되면 단독 방문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 "아직 알 수 없다"며 "중의원 의장은 오고 의원들도 많이 오기로 했다"며 일본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을 통해 한일 간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대사는 "(일본) 정부는 (기존 위안부 합의에서) 1mm도 못 움직인다고 한다. 빈틈이 없는 것"이라며 "총리실의 입장이 당이나 정치권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아보고자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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