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복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에 대해 "차세대 대한민국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남 지사가 복당하기 전에는 6.13 지방선거 불출마를 사실상 남 지사의 복당 조건으로 내걸었던 홍 대표는, 이날은 남 지사도 한국당의 경기지사 후보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8일 <연합뉴스>와 <뉴스1>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홍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경기도당 신년인사회 및 지역언론 간담회 등 자리에서 "남 지사는 대한민국 차세대 지도자"라며 "남 지사와는 15대 국회부터 같이 일했다. 남 지사 아버지와 같이 국회의원을 할 때, 그분이 돌아가시고 보궐선거를 할 때 제가 14일 동안 남 지사 지역구에 와서 아침부터 밤까지 같이 다녔다. 그 결과 당선됐다"고 옛 인연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남 지사가 지난해 탄핵 국면에서 탈당해 바른정당행을 선택했다가 최근 돌아온 것과 관련해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배신자니 뭐니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말자"고 하기도 했다. 그는 신년인사회 행사장에서 남 지사를 소개하면서 '과거를 묻지 마세요' 노래를 부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도 남 지사에 대해 "지도자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 남 지사는 지도자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거나 "유연성이 있고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한다"는 등 호평을 내놓았다. 그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판단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라며 "반 박자만 늦추면 대한민국의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도 헀다.
홍 대표는 차기 경기지사 선거와 관련해 "경기도는 그림을 다 그렸다"며 "그래서 남 지사가 들어오려 할 때 모든 것을 당에 맡기라고 얘기한 것이다. 그렇다고 도지사 후보로 남 지사를 고려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 지사 외에 1∼2명이 더 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도 들어간다"며 "최중경은 임창열 이상으로 경기도의 자존심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도지사 후보로 남 지사를 고려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는 말은 그의 불출마를 복당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에서 입장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홍 대표는 불과 20일 전인 지난달 29일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남 지사의 지방선거 재출마론에 대해 "이번에 당을 위해 한 번 쉬고 중앙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돌아와야 한다"며 "(남 지사는) 얼마든지 시간이 있다. 보궐선거도 있고"라고 말했었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입장이 달라진 것과 관련, 결국 남 지사만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 대표는 앞서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날을 세워 왔으나, 영입에 공을 들이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나 안대희 대법관 영입에 차질을 빚자 서 시장을 후보로 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최근 들어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해 11월 16일 울산 방문 당시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낮은 광역단체장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배제하겠다"며 "울산은 걱정되지 않는데 부산이 걱정이다. 부산시장이 좀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서 시장을 겨냥했다. 같은달 17일 부산일보사 강연에서는 "지금 여론 추세대로라면 인천시장은 경선도 안 할 것이고 경선 부담도 안 줄 것이지만 부산은 다르다"며 "현역은 재신임도를 측정해 본선 당선이 확실할 때는 그냥 공천하고 만약 본선에서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 현역을 바로 배제하고 신인들 중에서 경선할 것인지 전략공천을 할 것인지 공천관리위에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까지 했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장제국·안대희 카드가 좌초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27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당 대표에 괜한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현직 시장으로서 시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며 "부산시민의 지지가 충분하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서 시장에 '올인'할 것"이라고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이달 15일에도 "현역 부산시장을 제압할 사람이 있으면 경선을 하는 것이 선거에 붐을 일으킬 계기가 되지만, 경선을 위한 경선이나 의미 없는 경선은 안 한다"며 "이길 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경선은 하지 않는 것이 당의 전통"이라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탈당1호'인 남경필 지사는 2017년 바른정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보수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유승민 후보의 주장을 두고 "바른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을 '최순실 옹호당', '국정농단 세력'이라고 맹비판하던 남 지사는 결국 지방선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보수 통합론"을 들고 나오며 복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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