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북한의 사이버 심리전에 대응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심리전단의 활동이 변질했다는 국정원 직원의 진술이 공개됐다.
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의 재판에서 이 같은 국정원 직원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심리전단 팀장으로 근무하며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사진을 만들어 유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의 진술서다.
유씨는 검찰에서 "심리전단이 원래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원세훈 원장이 온 뒤부터는 변질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종북세력을 압박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사태'를 일으킨 진원지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으로 규정짓고, 이때부터 '종북세력'에 대한 비판 지시가 내려왔다는 게 유씨의 진술이다.
유씨는 "당시 원 전 원장은 정부 정책에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올리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적극 활동하라고 지시했다"고도 진술했다.
원 전 원장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여당 인사 지지·야당 인사 반대' 지시를 내렸다는 직원 진술도 공개됐다.
사이버 외곽팀을 관리한 국정원 직원 황모(구속기소)씨는 검찰이 위에서 이 같은 지시가 내려왔는지를 확인하자 "그런 지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황씨는 또 조사 당시 진술에서 "원 전 원장이 외곽팀 확대와 관련해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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