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에서 또 '박정희 마케팅' 논란이 일고 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민국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덕분"이라며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특히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듯이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는 것은 대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이라며 "대구만큼은 박정희의 공적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박정희 마케팅'이 올해 6.13지방선거에서 다시 불거진 셈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0일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선언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이번에도 '박정희'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선거에서 '박정희 마케팅'을 이용했던 정치인은 이 구청장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해 논란이 일었다. 또 김 후보에 맞선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모습의 현수막을 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2016년 20대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싸고 친박(親朴.친박근혜계)·비박(非朴.비박근혜계)에 이어 진박(진짜친박) 후보까지 등장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앞세웠다.
선거뿐 아니라 의정활동에서도 박정희 마케팅은 빠지지 않았다. 2015년 당시 새누리당 최길영(65) 대구시의원은 본회의에서 "엑스코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에서는 정책 대결보다는 박정희·박근혜로 표심을 공략하는 후보들이 선거 때마다 나오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8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야할 시장 후보가 과거에 얽매이는 모습이 참담하다"며 "개발독재의 상징인 박정희 동상을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에 세운다는 발상 자체가 구태 정치"라고 지적했다. 민중당대구시당도 논평을 내고 "시대가 바뀐지 모른다"며 "애처로운 향수에 집착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