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게이트'외에 대규모 군부대 이전 사업 관련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 1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장수만 청장이 고교 동창인 이모 씨에게 맡겨놓은 금품 가운데 대우건설 쪽에서 나온 백화점 상품권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부터 '함바 게이트'와 관련해 장 청장의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에 맡긴 금품도 브로커 유 모 씨로 부터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엉뚱한 루트가 또 튀어나온 것이다.
<동아일보>는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이 장 청장에게 상품권을 건넨 것으로 안다"는 관계자의 진술을 보도하기도 했다.
서종욱 사장 및 대우건설과 장 청장의 관계는 매우 특수하다. 국방부가 지난 해 4월 발주한 특전사령부와 제3공수여단사령부 이전사업 공사를 대우건설이 수주했다.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특전사를 경기 이천으로 이전하는 이 공사는 40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공사 발주 당시 장 청장은 국방부 차관으로 '실세'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런 까닭에 장 청장의 고려대학교 1년 선배인 서 사장의 로비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성과가 좋지 않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달 대우건설 사장으로 재선임된 서 사장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류우익 주중대사, 노환균 대구고검장 등과 함께 '상주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인 것.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절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남상태 사장이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닮은 꼴이다.
▲ 지난 해 8월 이명박 대통령으로 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청와대 |
검찰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장 청장에 대한 수사는 예상하기 힘든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조달청장, 국방부 차관, 방위사업청장 등 '돈'을 많이 만지는 자리에 있었던 장 청장이 업무와 연관된 비리를 저질렀다면 후폭풍은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고려대, 영남, 소망교회 출신인 장 청장은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의 인맥 축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 청장이 브로커한테 돈 받고 함바 개설 도와준 것이라면, 그것도 문제는 문제지만 개인적 추문에 그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만약 군부대 이전 공사 수주 등에서 일이 터진다면 그건 '급'이 다르지 않냐"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귀남 법무장관이 서부지검에 전화를 걸어서 한화그룹 관계자의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이 <조선일보>보도를 통해 나온 것을 유의해야 할 것"이라면 "장 청장과 관련해서 법무부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행동을 제약하고, 검찰 운신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함바 게이트'는 현 정부 들어와 검찰이 손댄 대형 사건 중에 이전 정권과는 무관한, 살아있는 권력만 연루된 사안의 신호탄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권력형 비리가 없다"는 청와대와 '현 정권 이후'를 생각할 시점이 된 검찰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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