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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핀터, 부시-블레어 '국가테러'로 기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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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핀터, 부시-블레어 '국가테러'로 기소해야

수상연설서 맹렬 비난…"영국은 미국의 새끼 양"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는 7일 '노골적인 국가테러'인 이라크 침공 혐의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참여 발언으로 유명한 핀터는 스톡홀름의 스웨덴 학술원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된, 사전 녹화된 수상 기념 강연을 통해 또 다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영국의 동조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2002년 식도암 진단을 받은 핀터는 건강이 나빠져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과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런던에서 수상기념 연설을 녹화해 스웨덴으로 보냈다.

미국을 성토하는 데에 1시간여 연설을 거의 할당한 핀터는 "이라크 침공은 국제법 개념을 완전히 경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도짓이자 노골적인 국가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량학살범과 전범으로 규정되기 전까지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서 부시와 블레어의 죄를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라크 침공의 명분은 사담 후세인이 매우 위험한 대량학살무기를 보유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이라크가 알-카에다와 관계를 가졌고, 9.11 테러의 잔혹상에 책임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것도 진실이 아니다"고 따져 물었다.

그는 문학과 정치의 차이점을 거론하며 "문학에서 한 사안은 반드시 진실이거나 거짓이 아닐 수 있다. 또 그것은 진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한 시민으로서 나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정치인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고, 권력과 권력의 유지에만 관심이 있다"고 핀터는 꼬집었다.

이라크 침공 외에도 그는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 세계에서 모든 우파 군사독재정권을 지지하고, 생산해냈다"며 인도네시아, 그리스, 우루과이, 브라질, 파라과이, 아이티, 터키, 필리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칠레 등을 언급했다.

핀터는 "미국의 범죄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사악하고, 무자비하지만, 극소수만이 이에 대해 말할 뿐"이라며 최근 너무나 강력해진 미국이 "유엔과 국제법, 비판적인 의견을 도무지 개의치 않는다"고 질책했다.

미국에 동조하는 영국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인 입장인 핀터는 "미국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울어대는 새끼 양"이라고 영국 정부를 조롱했다.

핀터는 10일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며, 파버 앤드 파버 출판사의 스티븐 페이지 회장이 노벨상을 대리 수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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