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거처를 잃은 이재민들이 모여 있는 흥해 실내체육관에 지난 24일 은은한 플루트 선율이 울려 퍼졌다.
저녁 식사 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이재민들은 잠시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플루트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나지막이 연주를 따라 노래를 부르는 이도 눈에 띄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연주의 주인공은 성지우(제철지곡초 3), 안은채(한동글로벌학교 6) 두 명의 초등학생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힘내세요!”라고 고사리 손으로 직접 적은 보드판을 의자위에 올려두고 공연을 시작한 두 학생은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을 시작으로 3곡의 플루트 연주로 마무리했다.
두 초등학생의 연주 영상은 포항시청 페이스북 등에 올라오며 4천8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두 학생은 이날 기쁨의 교회를 시작으로 흥해실내체육관, 흥해공업고등학교 등 3 곳의 지진 대피소를 돌며 플루트 음악 봉사를 펼쳤다.
안은채 학생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나마 전해주고 싶어 서툰 실력이지만 연주 봉사를 하게 됐다”며 “저희의 연주로 집을 잃은 분들의 마음이 잠깐이라도 따뜻해졌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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