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14일 건강보험관리공단의 자료를 토대로 "6월까지 신종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 처방을 받은 4139명 중 소득 상위 50% 계층이 전체의 70.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득 상위 10%에서 615명이 처방받은 데 비해 하위 10%에서는 178명이 투약받은 것으로 나타나 3.4배의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남·부산·충남·경기 등 5개 시도에서 이뤄진 처방이 전체의 72.2%를 차지했다. 서울 안에서도 강서구(13.3%)·성북구(9.0%)에 이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 신종 플루 치료제 처방 현황(위)과 과거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처방 현황(아래)를 소득분위 별로 나누어 비교한 표. ⓒ안홍준 의원실 제공 |
"검역의 사각지대 노출된 이들에 관심 기울여야"
이같은 결과는 지난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양상과 정반대다. 2006년도에만 소득 하위 50%가 전체 치료제의 67.0%를 투약받았고 1분위층에서만 13.6%를 차지했다.
안홍준 의원실 측은 "조류인플루엔자와 달리 신종플루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확산돼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지역에서 검진 환자가 많아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사 기간인 6월 이후 신종플루가 지역사회 내로 확산하면서 저소득층일수록 감염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종플루의 초기 증상인 감기에 걸려도 확진을 위해 병원에 가길 꺼리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보험료 적용이 되지 않거나 주민등록이 말소된 400여만 명의 사람들은 병원에 들를 엄두를 못내 검역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또 "보호센터에 수백 명씩 거주하는 노숙인과 최근 의료급여지침 변경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하는 행려자들은 신종플루가 일반인보다 더 빠르게 확산될 위험에 처해있다"며 이들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안홍준 의원은 "항바이러스제 투약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봤을 때 전체의 60.3%가 9세 이하의 어린이(2492명)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도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보고됐다"며 "부모들이 과도한 공포와 우려로 인해 어린이에게 타미플루가 과다 처방돼 내성 바이러스가 출연할 가능성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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