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인권위, '진보 인사' 빠진 채 1년 3개월 만에 부활

위원장에 김동건 변호사 내정…제 목소리 낼까

지난해 촛불 집회 이후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던 경찰청 인권수호위원회(경찰청 인권위)가 1년 3개월 만에 부활할 조짐이다.

13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3대 경찰청 인권위 인선 작업을 마치고 16일 오후 위촉식을 열 계획"이라며 "위원들은 사회의 목소리를 골고루 대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3대 위원장에는 서울고등법원장을 역임하고 법무법인 바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건(63) 변호사가 내정됐다고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사법시험(11회)에 합격한 뒤 서울고등법원장, 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조계종 종산 스님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인 김용태 신부, 온누리교회 금경연 목사가 위원으로 내정됐고, 시민단체에서는 조정환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여성회장, 허미연 서울여성능력개발원장 등이 포함됐다.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소속 인사는 위원 명단에서 빠져,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2005년 출범한 경찰청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인권 문제 등에 관한 조언을 하고, 인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현장 조사를 통해 개선을 권고하는 일을 맡아왔다. 경찰청 인권위는 2005년 농민 대회 참가자 사망과 관련해 경찰 진압 책임자를 징계토록 하고, 남영동 보안분실에 박종철 기념관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내왔다.

그러나 지난해 어청수 전 경찰청장 취임 이후 경찰청 인권위에서 권고한 인권유공자 포상 제도가 무산되는 등 활동에 난항을 겪어왔으며, 급기야 지난해 6월 경찰의 촛불 집회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비롯한 2기 위원 14명이 전원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