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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가위기관리실' 신설…盧 정부 'NSC사무처'와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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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가위기관리실' 신설…盧 정부 'NSC사무처'와 차이는?

MB정부, 돌고 돌아 盧 정부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청와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위기관리실로 격상시키고 수석비서관급 실장을 두기로 했다. 현재 위기관리센터장은 청와대 비서관급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오전 국가안전보장 회의(NSC)를 소집해 이같은 방안을 결정했다.

신설되는 국가위기관리실장은 앞으로 NSC회의를 주관키로 했다. 사실상 과거 정부의 NSC사무처장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회의체 하에 규정에도 없는 사무처를 뒀던 과거 정부와 청와대 조직을 개편한 우리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관리비서관과 상황팀을 산하에 둔 위기관리실장직이 신설된 것은 'NSC 위기관리센터장→NSC 사무처장→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참여정부 당시의 위기관리시스템이 2년 10개월 여 만에 사실상 그대로 복원된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청와대는 "내주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령과 대통령실 훈령을 개정하면 곧바로 인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연내에 국가위기관리실이 출범한다는 이야기다.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해 일일보고서 작성,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 위기상황팀->위기관리센터->위기관리실로 확대개편되고 있는 청와대 위기관리시스템ⓒ청와대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제기된 국가위기관리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 대통령실 내 위기관리체계를 보완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군사적 대응은 합참과 군이 하는 것이지만 정보 판단이 제대로 되는가, 부처 간 유기적 컨트롤 타워 역할이 제대로 되는가 등에 대한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실장은 수석비서관급으로 임명하고 위기관리실 예하에 정보분석비서관실, 위기관리비서관실, 상황팀을 둔다"고 밝혔다.

위기관리비서관실은 현재 위기관리센터 역할이 그대로 이관되고 김진형 현 센터장이 비서관을 맡기로 했다.

"신설되는 정보분석비서관실은 각 정보부처와 기관에서 취합된 자료를 종합검토하고, 단편적 취합이 아니라 분석 판단하는 일일 보고서를 작성해 매일매일 대통령과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한다"는 것이 김태효 비서관의 설명이다.

이같은 경우 과거 국정상황실 같은 실세 비서관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국가정보원 등의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내에서도 현 원세훈 원장 체제의 국정원에 대해 '안보 분야에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인식이 적지 않은 편이었다.

김 비서관은 "앞으로 외교안보수석실은 외교안보와 관련된 정책사항에 집중하고 국가위기관리실은 위기관리 업무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외교안보장관회의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는 외교안보수석이 주관하지만 NSC회의는 국가위기관리실장이 주관한다는 것.

'업무가 겹치고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지적에 김 비서관은 "업무에 구별이 되는데, 겹치는 부분이 일부 있다면 관련 인사들이 회의에 참석하고 해서 조정할 것이다"고 답했다.

노무현 정부 NSC와 차이는?

청와대 위기관리시스템 보완의 필요성은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제기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NSC사무처와 더불어 폐지 위기에 처했던 위기관리센터는 살아남긴 했지만 상이 낮아져 행정관이 책임을 지는 위기정보상황팀으로 운영됐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총격사망 늑장보고 논란 이후 국가위기상황센터로 격상돼 비서관이 팀장을 맡았다. 하지만 '그것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고 천안함 침몰 사태와 연평도 포격을 거치면서 결국 수석급 실장이 책임지는 국가위기관리실이 신설된 것.

청와대 조직 형태와 규모가 거의 노무현 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회귀했고 위기관리실장이 NSC 회의를 주관하기로 함에 따라 NSC사무처의 기능도 사실상 모두 부활했다.

하지만 김태효 비서관은 "NSC회의 운영을 위기관리실에서 한다는 것일 뿐이지 사무처 기능이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규정이 있지만 예하 법령. 시행령 등에 사무처를 둬야 한다는 법령은 없다"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사무처가 전략 기획, 정책 결정, 부처 지시를 했고 헌법에 맞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지난 정부 직제가 오히려 갈등과 혼선이 더 많은 조직이었는데 이런 국가위기관리실 조직이면 업무 분담과 혼선이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NSC사무처는 지난 김대중 정부 시절에 신설됐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NSC를 확대개편해 전략기획실, 정책조정실, 정보관리실, 위기관리센터 등 실무부서를 신설했다. 이로써 NSC는 국가위기관리체계의 종합적 기획 조정 역할을 하는 중심적 기구가 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NSC사무처장을 지낼 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월권을 휘두르는 '옥상옥'이라고 맹비난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후기에는 송민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등이 NSC사무처장직을 겸임했다. 청와대 안보실장(현 외교안보수석)이 위기관리의 컨트롤 타워까지 책임졌다는 이야기다.

'청와대 슬림화'를 강조해온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외교안보수석과 국가위기관리실을 병렬적으로 두게 됐고 과거 NSC의 기능은 거의 모두 국가위기관리실로 이관됐다. 김태효 비서관의 설명대로 외교안보수석실은 '정책'만 담당하게 된다면 국가위기관리실로 무게가 쏠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09년 11월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보고서에 담긴 내용들

사실상 NSC사무처 기능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정부 내에서도 제기된 바 오래다.

청와대 국가위기상황센터(현 국가위기관리센터)가 2009년 11월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 의뢰해 제작한 '바람직한 국가위기 관리체계' 보고서는 "한국형 국가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이는 세계적 추세인 통합적 위기관리체계를 지향하면서도 덧붙여 기능별로 분산되어 있는 분권적 조직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형태가 바람직하다. 위기관리기구(조직)의 개편도 필요하다. NSC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는 "모든 위기에는 징후가 있으며 이에 대한 끊임없는 환경모니터링이 필요한데 현재는 위기관리상황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중앙정부는 NSC가 국가위기관리의 컨트롤타워로서 그 기능을 발휘하도록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간 우리의 국가위기관리 의사결정은 헌법에 규정한 국가안전보장회의보다 사안과 필요에 따라 시의적인 '임시회의체나 기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 때문에 제도화를 가로막아 지속성과 안정성을 저해해왔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신설된 국가위기관리실은 이름만 'NSC사무처'가 아닐 뿐 이 보고서의 제언을 거의 모두, 아니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청와대 내에서도 경고음이 이미 발생했지만 '일'이 터진 후에야 외양간을 고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과거 정부와 다르다"는 주장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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