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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총장을 보니…'MB인사' 바뀐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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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총장을 보니…'MB인사' 바뀐 게 없다

[김종배의 it] 3군 총장 영남 독식이 "가장 공정한 인사"?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생뚱맞다. "가장 공정한 인사"라고 평하는 게 생뚱맞고, "상벌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정말 군대다운 군대를 만든다는 원칙을 갖고 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도 생뚱맞다. 앞뒤가 안 맞기 때문이다.

황의돈 전 육군참모총장이 물러난 결정적 사유는 재산형성 의혹이었다. 그가 국방부 인근 건물을 매입한 직후 주변 고도제한이 풀린 것을 두고 당시의 국방부 대변인 직위를 이용해 취득한 내부정보를 재산 불리기에 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8년 전인 2002년에 있었던 일이고, 승진 심사과정에서 '문제없음'으로 결론 난 사안인데도 다시 들춰진 데에는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개 끄덕일 여지는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 그의 전역지원서를 즉각 수리한 것을 '학습효과' 차원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개각 때마다 장관 후보자가 도덕성 덫에 걸려 낙마하는 걸 지켜본 뒤 인사검증 잣대를 끌어올린 결과로 해석하려고 했다. 헌데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김상기 신임 육군참모총장의 보직신고를 받고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김상기 신임 육군참모총장에게도 어김없이 재산형성 의혹이 제기됐다. 집이 세 채란다. 상속 받은 경북 포항 단독주택에다가 서울 둔촌동과 경기 하남시에 각각 한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단다. 자신은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에 전세로 살면서도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집 세 채를 소유하고 있단다. 어떤 연유와 목적으로 집을 세 채씩이나 소유하게 됐는지 알 길 없지만 경험칙에 의하면 투기 의혹이 일 만한 사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의혹을 넘어 불법에 해당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상기 신임 총장의 부인이 언니·올케와 함께 1999년 강원도 홍천의 밭을 매입한 후 인근 농민에게 6년 동안 경작을 맡겼는데 이는 명백한 농지법 위반이라고 한다.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된 농지법 6조를 위반했고, '농지 소유자는 소유 농지를 위탁경영할 수 없다'고 명시된 농지법 9조를 위반했다고 한다.

저울에 재 볼 필요도 없다. 불거진 사안만 놓고 보면 김상기 신임 총장의 문제가 더 중하다. 재산형성 의혹이 불거졌을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돼 있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상벌원칙'에 따르면 벌을 주면 주었지 상을 줄 수는 없다. 헌데 이명박 대통령은 그를 영전시켰다.

덕분에 육해공 3군 참모총장 모두 영남 출신으로 채워졌다. 지역 안배 기준에 입각하면 '공정'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가장 공정한 인사"라고 평했다.

생뚱맞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면 임의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 지역 안배가 아니라 능력, 특히 청와대가 강조한 '야전형 육성'에 초점을 맞춰 평해야 한다. 하지만 부질없다. 이 기준을 갖다 대도 달라지는 건 없다.

김상기 신임 총장이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영종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두 시기는 모두 해상 합동훈련이 실시될 때였고, 특히 7월은 북한이 전군에 비상령을 내린 때였다. 장병들이 '야전'에서 '박박 길 때' 김상기 신임 총장은 안락한 휴양소에 있었다.

'MB인사'는 바뀐 게 없다. 함량 미달의 인사 검증도, 자화자찬성 인사 자평도, 안으로 굽는 인사 내용도 여전하다.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 (www.mediatossi.com)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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