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비전인 '사람 중심 성장'의 한 축인 '혁신 성장'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첫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새로운 경제 성장을 위한 새 정부의 핵심 전략"이라고 했다.
가계의 소득을 늘려 경제 성장의 과실을 함께 공유한다는 개념의 '사람 중심 경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전략으로, 일자리 경제와 소득 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 성장이 핵심적 가치다.
이 가운데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 성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담당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이 지연되고 있으나, 문 대통령은 이날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통해 혁신 성장을 개문발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출범이 혁신 성장의 청사진을 만들어내고,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일자리・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에 대해서는 꽤 많은 논의와 구체적인 정책 추진이 있었다"며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이미 추경 예산에 벤처창업과 중소기업지원 예산을 대폭 반영하여 추진해왔지만, 더욱 활발한 논의와 추진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활력 넘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또한 "(과거 한국의) IT산업 경쟁력은 세계 최상위권이 되었지만, 어느덧 우리는 그 활력을 잃었다"면서 "지능정보화의 물결을 다시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혁신 친화적 창업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정보통신망은 5세대 이동통신망과 사물인터넷망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특히 5세대 이동통신망은 내년 평창 올림픽 때 시범 운영한 후 2019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의 기초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제조업과 산업 분야에도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 드론 산업 등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며 "지능형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도 조성하겠다"고 했다.
창업과 신산업 창출을 위해선 "신산업 분야는 일정기간 규제 없이 사업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래 상자(sand box) 처럼 신산업 분야의 규제 적용을 면제해준다는 뜻이다. 혁신 성장의 핵심이 규제 완화인만큼 규제 프리존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기업이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창업과 재기를 뒷받침하는 금융을 강화하고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파괴, 디지털 격차 등 또 다른 경제적 불평등의 우려가 크다"며 "4차 산업혁명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집중해야 할 분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구체적인 추진과제를 조기에 수립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하는 한편, "정부 내 부처는 물론, 민간과 정부의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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