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출범 10년을 맞았다.
지난달 15일 사감위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박경국 위원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 1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사감위는 출범 10주년을 맞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행산업 총량제 도입 ▲건전화 평가 ▲전자카드제 운영 ▲중독예방치유분담금 신설 및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설립 등의 실적을 홍보했다.
또 사감위는 “최근 불법사행산업 감시신고센터 설치를 비롯해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감시활동 강화와 도박폐해로부터 안정망을 구축해 사행산업이 건전한 레저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감위는 합법 사행산업기관에서 연간 분담금으로 거둔 170억 원을 통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12곳을 운영하는 등 조직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사감위가 출범 10주년의 업적을 발표한 점에 대해 사감위의 역할에 긍정적인 찬사도 있지만 사행산업 업계와 전문가들은 ‘자화자찬’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사감위가 발족하게 된 직접적 동기가 된 ‘바다이야기’ 파문이 발발한 지난 2006년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액은 12조 800억 원을 기록했다.
사감위가 직접 통제하고 있는 사행산업은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전통소싸움 등 7개 업종이다.
10년이 지난 2016년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은 21조9777억 원으로 10년 사이에 1.8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법 사행산업의 매출은 2006년 43조 원(삼성경제연구원 발표)으로 추산했고 형사정책연구원은 2016년 기준으로 170조 원 규모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감위 발족 이후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매출증가는 2배가 채 안 되고 있지만 불법 사행산업 매출은 4배 가량 급증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사이 불법 사행산업이 395% 이상 급증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분석했다.
이처럼 사감위가 불법 사행산업에는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합법 사행산업 위주로 규제를 강화하는 사이에 중고생들까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도박에 빠져 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온라인 도박 10대 피의자가 110명에 그쳤으나 2016년 347명으로 불과 2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합법 사행산업은 매출을 적정 수준에서 억제토록 하는 등 규제효과를 바로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감위가 손쉽게 나서는 것”이라며 “그러나 합법을 규제하면 할수록 풍선효과로 인해 불법 사행산업 시장이 팽창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1인당 최대 베팅을 10만 원으로 규제한 경마의 경우 바로 불법 경마가 판을 치고 있다”며 “카지노의 경우에도 온라인 카지노와 원정도박으로 옮겨 가듯이 규제를 강화할수록 불법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사정책연구원 윤해성 연구위원은 “합법시장의 과도한 규제가 계속되면서 경쟁력이 불법시장에 비해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구조에서 불법사행산업 근절은 구호로만 그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불법사행산업 전담수사팀 설치와 전문 수사관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사감위의 감위의 감독권 강화와 함께 정부 정책협의체 구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감위의 매출총량제 규제강화가 본격화 되면서 강원랜드는 지난해와 비교해 연말까지 영업이익이 900~1000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규제강화가 지속되면서 게임테이블 및 슬롯머신 운영 축소 등 고객 서비스 저하로 고객불편이 계속되자 우량 고객들은 원정도박과 온라인 카지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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