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속도감 있는 개혁"을 주문하며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추석 기간 동안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민생과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엄중한 민심이었다"며 "정부는 그 민심 받들어서 더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폐 청산과 개혁은 사정이 아니라 권력기관과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누적되어온 관행을 혁신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은 대한민국 경쟁력 높이는 일"이라고 했다.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적폐 청산' 대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과거 정부의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등을 동원한 정치 개입 문제에 대한 중단 없는 청산 작업을 주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민생에 있어서도 새 정부의 경제 정책기조와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과거 정부의 각종 폐단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둔 적폐 청산 드라이브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로 직결되는 민생경제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핵 위기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경제의 기초는 아주 튼튼하고 굳건하다"면서 "지난달 수출이 5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작년 보다 35% 증가했다"고 말해 '좌파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야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2% 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 끌어올리는 한편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져서 성장 혜택이 국민들에게 소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데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는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부는 그간 공론화 과정에 대해 어떠한 간섭과 개입 없이 공정한 중립 원칙을 지켜왔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또한 "찬반 양측 관계자들과 시민참여단, 국민들께서도 공론화 과정으로 도출된 사회적 합의 결과를 존중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공론화위는 오는 13일부터 2박 3일 간 시민참여단의 합숙 종합토론을 거친 뒤 1~4차 조사 결과를 정리한 권고안을 오는 20일 정부에 제출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공론화 진행 과정에서 건설 중단과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양측의 갈등이 치열했던 만큼,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저는 대선기간 동안 탈원전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했지만 공기가 상당부분 진척되어 건설 중단과 건설 계속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정부는 그 결과를 따르기로 정했다"며 공론화 과정이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값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신고리 5·6호기만의 해법이 아니라 공론화에 의한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키면서 사회적 갈등 사항의 해결 모델로 만들어 갈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공론화위원회가 핵심인 토론과 숙의 과정을 아주 공정하고 책임 있게 해온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찬반 양측 관계자들과 시민참여단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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