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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인사권'을 내려놓다

실국본부장 참여 인사 토론회 등 시스템 개선...공무원노조 "고무적"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내려놓았다.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처럼 묶여 있던 것을 풀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경남도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위해 ‘인사운영 개선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남도가 27일 밝힌 개선 계획 내용의 핵심은 승진 인사 등을 토론회를 거쳐 결정한다는 것이다. 또 실국본부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고, 소수직렬의 승진 격차 해소와 주요 직위 공모제 확대도 포함됐다.

한 권한대행은 취임 하루만인 지난달 18일 간부회의에서 인사시스템 개선 특별지시를 내렸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라는 내용이었다.

▲경상남도가 새로운 인사운영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실국본부장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통한 인사시스템 등을 도입했다고 27일 밝혔다.ⓒ김병찬 기자

또, 승진과 전보 등에 실국장 의견을 적극 수용할 것과 다른 지자체를 벤치마킹 해서 ‘일 중심 평가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는 지난달 21일 한 차례 더 있었다.

경남도는 공무원노동조합과 실국본부장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국 지자체 인사운영 기본계획 자료를 취합해 특별지시 한 달여 만인 지난 20일 인사 개선안을 최종 마련했다.

우선, 승진자 결정과 근무성적 평정 그리고 직원 전보 인사에 도지사 권한대행 주재로 실국본부장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 권한대행이 자신의 고유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고 평소 강조하는 소통과 투명성을 승진심사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남도 측은 그동안 승진자 결정이나 승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근무성적 평정을 할 때 인사부서에서 폐쇄적으로 결정해오던 것에서도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또, 실국본부장이 참석하는 토론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도정 기여도가 높고 능력 있는 직원이 승진하고, 근무성적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국본부장들의 책임과 권한도 강화된다. 실국본부 6급 이하 직원에 대한 전보와 잔류 요청권이 신설돼 부여됐고, 잔류 요청권의 경우 전보 대상자의 10% 범위와 1회 한도 내에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승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균형인사도 시행한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행정직과 기술직 사이에 승진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따라서 기술직과 소수직렬이 행정직과 비교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승진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도청 인사과 측은 “소수직렬의 경우 상급자가 퇴직을 해야 승진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승진이 느려지는 불합리성이 있었다”며 “그동안 인사부서에서 결정하던 승진 요인을 공무원노조, 직렬별 간담회 등을 통해 조정하고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주요 부서 담당사무관과 과장 자리까지 ‘직위공모제’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미 이달 초 시범 공모를 통해 도청 내 ‘1번 사무관 자리’로 통하는 총무담당사무관을 선출하기도 했다.

인사과 측은 “직위공모제는 상급자와 동료, 하위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뿐만 아니라 능력까지 갖춘 직원을 발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총무담당사무관 시범 공모에 모두 5명이 응모해 지난 11일 강승제 사무관이 선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인사라인을 통해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돼 왔던 승진, 전보 등 인사를 공개된 자리에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결정해나가고 직렬간 균형인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사운영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청 공무원노조는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상훈 수석부위원장은 “인사권은 단체장 고유 권한이라는 시각 때문에 그동안 말조차 끄집어내지 못했다”며 “이번 인사운영 개선계획에 일반 직원들의 의견 수렴이 내용적으로 담겨 있어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인사위원회에 노조 참여를 수없이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제 노조 의견을 반영해 위원회를 개방하겠다고 하니 공정한 인사시스템 마련에 첫 단추가 끼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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