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 공동의 가치와 젊은 세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단합하겠다"던 민주당 내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 항쟁 세대)이 새로운 정치를 제대로 펼쳐 보이기도 전에 권력 다툼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약속해 놓고도 단일화에 사실상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민주당의 예비 경선(컷 오프)에서 백원우 후보, 이인영 후보, 최재성 후보 3명 전원이 생존하면서 단일화 과정에 각 후보들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486 전·현직 의원 모임인 '삼수회'의 대변인 격인 우상호 전 의원은 13일 "젊은 정치인 그룹은 당초 약속했던 후보 단일화 방식에 따라 예비 경선에서의 다득표자를 확인했고 이를 통해 이인영 전 의원을 젊은 정치인 그룹의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예비 경선에 앞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로 단일화한다"고 약속했었다. 우상호 전 의원의 이날 발표는 그 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우 전 의원은 "12일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3명의 후보자 가운데 다득표자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깔끔하지가 않다. 단일화를 위해서는 사퇴해야 할 최재성 후보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수회'가 예비 경선 다득표자를 확인한 12일, 백원우 후보는 경선을 포기하고 대표 후보직을 사퇴했다.
'삼수회'는 지난 9일 있었던 컷 오프 이후 여러 차례 회동을 갖고 단일 후보 결정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이인영 후보가 컷 오프 다득표자임이 확인된 이후 최재성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했으나 최 후보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전 의원은 "일부 후보가 이견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애초 합의된 방식이 있었고 '단일화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합의 없이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전 의원은 "말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자괴감도 있고 아직 우리가 부족하다는 반성도 있지만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며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유례가 없는 단일화"라고 스스로 추켜세웠던 486의 실험은 반쪽짜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약속과 달리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는 최재성 후보는 역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세균 계 인사다. 반면 486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인영 후보는 민주당 주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김근태 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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