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추도 미사는 함세웅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신부들이 집전했다.
함 신부는 강론에서 "그동안 명동성당 지하 예배당은 정치적·종교적 박해로 순교한 선교사와 사제를 모시는 장소였다"며 "정치적·종교적 양심을 지키며 스러진 그들의 열정을 되새기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실천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사를 봉헌하겠다"고 말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미사가 19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집전 하에 열렸다. ⓒ연합 |
함 신부는 이어 "지난 6월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심포지엄 때 김 전 대통령이 하신 연설이 그의 유언이 되었다"며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던 그의 뜻을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함 신부는 또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몸과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다"며 "정부와 검찰의 부당한 정치적 압박으로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을 기리며 불철주야 마음 아파했던 그의 뜻을 기억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추도 미사는 한 시간 가량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미사가 끝나자 예배당 가운데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미사에 참여한 임수린(26) 씨는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노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까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어른 셋이 올해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천주교 신자 이수희(26) 씨는 "민주화의 역사 곳곳에 김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서 "그 분의 죽음을 계기로 우리가 현 시대의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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