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전·평화 활동가들이 사드가 배치된 성주를 찾아 사드반대 주민들을 만났다. 이들은 정전협정 64년을 앞두고 "인권 보호와 정의 실현을 위해 사드 반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시민평화대표단'은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성주·김천주민 30여명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현재 성주 사드배치 상황을 공유하고 미국 내 사드반대 여론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표단에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출마한 질 스타인(66)씨를 비롯해 여성평화단체 '코드핑크' 대표 메디아 벤자민, 평화재향군인회 윌 그리핀. 노동자반전위원회 리스 쉐널트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국 정치권, 여성계, 노동계 등에서 활동해 온 반전·평화운동가들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의 초청으로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했다.
질 스타인씨는 "미국 정부는 한반도 전쟁이 지속되길 바란다. 군수산업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한반도 긴장은 극도화됐고, 미국 내 평화운동은 많이 약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드 철회와 전쟁반대는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며 "다수를 차지하는 국민들이 스스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지난 64년간 전쟁의 그늘에서 살아왔다. 그보다 앞서 일제 강점기를 생각하면 거의 100년 가까이 된다.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이 고통과 갈등을 멈추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휴전을 정전으로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7일은 정전협정 체결 64년째 되는 날이다.
한국계 미국인 윌 그리핀씨는 "제주 강정마을, 평택·오산 미군기지 등을 방문해보니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의 문제를 인식하게 됐다"며 "미국으로 돌아가 성주 사드반대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년여간 주민들의 사드반대 활동에 대해 전해듣고, 미국 내 반대여론을 확대시키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또 사드반대 단체들과의 미국 내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정농단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과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정치권이 검증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동북아시아 평화 실현과 불필요한 군비경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시작점은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임을 공감하고 이를 실현시킬 방안을 모색했다. 성주·김천 주민들이 록히드마틴사 대표에게 보내는 인터뷰 영상을 SNS을 통해 공유하고 군수산업 종사자들에게는 군사무기의 위험성을, 군인들에게는 미군기지 확장정책의 부적절함을 알릴 예정이다.
오후 1시에는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서 전국 사드반대 단체가 주최한 '정전 64년 평화협정 실현 촉구 범종교인 연합 기도회'가 열렸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범창 천도교중앙총부 종무원장 등 4개 종단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전 64년을 맞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기도문과 결의문이 발표됐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사드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집회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의 증언과 전국 대학생들의 합창·연극공연이 이어졌으며 주민, 종교인 등 7백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 후 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 쪽으로 1.5km 가량을 행진한 뒤 진밭교에서 사드 모형을 해체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마을회관 앞에서는 지난 1년여동안 주민들의 사드반대 활동을 담은 사진과 시, 그림 전시전도 열렸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