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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의 갑질을 막는 법은 없을까?

[작은책] '대리점법'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 이하 벌금형

본사의 '갑질'

대리점을 운영하는 박 사장님은 최근 본사 직원으로부터 '사장 그만두고 싶냐?'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대리점 사장이 되면 남의 눈치는 안 보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본사의 '갑질'은 대리점 개업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본사는 재고 반품을 받아 준다고 하면서 악성 재고 제품을 떠넘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책이 바뀌었다며 반품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다'는 간단한 내용만 있어서 본사의 정책을 알 길은 없었습니다. 본사는 매년 목표 매출을 정해 주었는데, 매출 달성을 하지 못하면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본사는 소비자 민원 처리나 A/S에 들어가는 비용도 박 사장님이 부담해야 한다고 했는데, 명절마다 본사 직원들이 '떡값'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본사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난색을 표하거나 항의라도 하면, 곧바로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토록 심각한 본사의 '갑질'을 막는 법은 없는 것일까요?

ⓒ이동수

'갑질'을 막기 위한 법의 탄생


'갑질'을 규제하는 대표적인 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입니다. 공정거래법은 가맹점주나 대리점주(가맹점과 대리점은 사용 명칭과 관계없이 실제 사업 내용에 따라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가맹금'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구분합니다)에 대한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까지 규율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 제정되어 개정을 거듭해 왔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리점 사업주들을 위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리점법')이 제정되어 지난해 12월 23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특히 대리점법은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본사의 대리점에 대한 '갑질'이 사회 문제로 널리 알려지면서 제정된 소위 '남양유업방지법'으로서, 대리점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하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이동수

공정한 대리점거래를 규율하는 대리점법

대리점법은 '공급업자가 중소기업'이거나 '대리점이 대기업'이거나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대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갖지 않는 경우'에는 법 적용을 제외하여, 주로 대기업의 대리점에 대한 횡포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대리점법은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으면서 공정한 대리점거래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첫째, 대리점법은 본사에 대리점거래에 관한 계약서 작성 의무를 부과하고, 계약서에 포함되어야 할 사항을 규정하며, 본사가 계약서를 보관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였습니다(제5조).

이에 따라 본사는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거래형태, 납품방법, 판매장려금 지급에 관한 사항 등이 분명하게 명시된 계약서를 작성하여 대리점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거래 종료 시부터 3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계약서 작성 의무를 위반하면 5000만 원 이하, 계약서 보관 의무를 위반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제32조 제1항 제4, 5호).

둘째, 대리점법은 본사가 거래상 우월한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특정한 물품 구입을 강제하거나(구입 강제 행위), 본사를 위해 소위 '떡값' 등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제6, 7조).

본사가 법이 금지하는 위 행위를 할 경우, 대리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도입하였습니다(제34조 제2항 참조).

셋째, 대리점법은 본사가 대리점에게 거래에 관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강제하거나(판매 목표 강제 행위),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행위(불이익 제공 행위)를 금지하며, 공급업자가 대리점의 경영 활동을 간섭하는 행위(경영 활동 간섭) 또한 금지하고 있습니다(제8 내지 10조).

위와 같은 행위를 하여 대리점법 제6조 내지 10조를 위반할 경우, 벌칙 규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대리점법의 시행으로 영세 중소상공인에 대한 본사의 '갑질' 관행이 점차 사라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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