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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힘겨루기, 공은 文대통령에게로

'사드 철수' 압박한 중국, '북핵 동결' 선 긋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미-중 외교안보대화의 핵심 의제는 북핵 문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였다.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의제를 둘러싼 팽팽한 신경전을 벌임에 따라 오는 29~3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핵과 사드로 좁혀진 양대 현안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외교안보대화에서 미국에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미중 외교안보대화 결과 및 총평을 통해 "중국 측 대표단은 한반도의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강조했으며 미국에 관련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측은 '쌍궤병행(雙軌竝行 :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진행)'과 '쌍중단(雙中斷 : 북한 도발 및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미국 측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유관국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북핵 문제가 대화와 협상의 궤도로 되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춘영 주인도 북한대사가 이날 인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완전히 중단한다면 우리도 일시적으로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며 "선제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면 언제든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대목도 중국 측 입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역시 외교안보대화에서 중국 측이 미국이 한반도 내 군사력을 감축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동결하는 방안의 협상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확인했다.

NYT는 이 제안은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였으나 이번 주 들어 여러 번 되살아났다"며 "첫 번째는 한국의 새 대통령에 의해, 다음에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 참석한 중국의 외교, 안보 최고위층에 의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YT는 트럼프 정부를 향한 협상 개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중국은 북한 정권을 심각하게 흔드는 어떠한 조치도 꺼리기 때문에 시간을 벌어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간벌기' 전략은 북한 핵·미사일 시험에 대한 동결 조치와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미국 언론 인터뷰를 언급하며 "중국은 이 같은 접근법에 대해 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지지자를 얻었는지 모른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북한에서 송환된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사건으로 반북 감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은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보다 강경한 압박을 중국 측에 주문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는 것을 막기 원한다면 김정은 정권에 훨씬 더 큰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기 위한 외교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NYT는 백악관 관리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지를 끌어낼 수 있더라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압력을 해제하는 어떤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당초 웜비어 씨 사망 사건으로 미국이 이번 외교안보대화에서 대북 독자제재 등 강경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데에 비하면 '중국 역할론'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북핵 해법에 대해선 봉합, 사드 배치 문제에는 이견을 확인한 채 끝나 공은 한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 조야의 불편한 분위기가 전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북핵 해법에 대해서도 "나는 선거 과정에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축소와 조정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등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워싱턴 발언과 분명한 선을 그어놓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갖는 첫 번째 정상회담인 만큼, 미국 측의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향후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북핵과 미사일 시험에 대한 동결을 시작으로 완전한 북한 비핵화로 나아가는 단계적 해법을 강조한 이상,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 수단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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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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