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대단하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한 여론조사에서 84%를 기록해 역대 최고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83%)를 깼다. 개혁적, 파격적 인사부터 국정교과서 폐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면적 복권 등 출범 한 달도 되지 않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주권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결정들을 계속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의 내공이 간단치 않을 뿐 아니라 국정 수행을 위한 충실한 준비를 해 왔다는 반증일 것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참으로 복되고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자칫 문재인 정부의 업적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국정수행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도 있는 현상이 진행 중이라 걱정이다. 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일원의 아파트 가격은 폭등세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주 0.45% 상승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20% 수준인데 이는 198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의 과열 수준"이라고 말하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다. (관련 기사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0년6개월만에 최고-부동자금 쏠림에 전세 세입자 매수 전환)
8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중반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말 그대로 재앙이자 공포였다. 심지어 갭투자-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주택의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에 시골노인과 학생들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기사까지 등장할 지경이다.(관련 기사 : 부동산 과열에 '갭투자' 광풍-"한몫잡자"시골노인·학생까지 몰려...집값하락 땐 '깡통전세' 속출)
물론 아직까진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아파트 위주라는 점, 주택공급량과 실질구매력 등의 측면에서 참여정부 시기와 같은 가격상승은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언제나 예측을 불허했으며, 부동산 투기는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제어하는게 지극히 어렵다는 걸 우리는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가볍게 보면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봉의 신호는 오히려 시장의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문재인 정부는 투기심리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 그 신호의 내용은 보유세 현실화와 LTV 및 DTI 강화를 골자로 하는 금융규제다. 보유세 현실화는 '자본화 효과'를 발생시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며, LTV 및 DTI 강화를 골자로 하는 금융규제는 부동산 시장에 과잉유동성이 유입되는 걸 억제한다. 보유세 현실화와 LTV 및 DTI 강화를 골자로 하는 금융규제 패키지는 부동산 시장을 단시간내에 안정시키고 투기심리를 일거에 진정시킬 묘방이다.
문재인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보유세 현실화와 LTV 및 DTI 강화를 골자로 하는 금융규제 패키지를 공표해야 한다. 집값이 더 오르고 투기심리가 더 확산되면 정말 통제불능의 사태가 올지 모른다. 부동산이 곧 경제인 중산층과 서민들이 치솟는 부동산을 보면 문재인 정부에게 등을 돌릴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사면초가 상태에 봉착할 것이다. 지금은 과감하고 단호하게 집값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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