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부대시설 공모 사업이 외교 문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부산시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밀실 심사'와 선정된 업체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이해되지 않는 일방 편들기식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공모사업에 부산업체와 '센텀닌하오'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중국자기재북경투자기금관리유한공사(资企财北京投资基金管理有限公司 대표회장 朴灿润)는 지난 26일 도용의혹 파문으로 적격 여부 검토 중인 벡스코 부대시설 공모사업자 선정과 관련, 부산시에 서한을 보내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중국투자회사는 항의서한을 통해 참여확약서를 제출한 재무적 투자사로서, 선정된 센텀 허브컨소시엄의 공모 투시도가 전 사업자인 세가사미 건축투시도를 도용해 부산시를 기망했음에도 철저한 검증없이 당선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 중국투자회사는 또 "지난 22일 방송보도를 통해 위법사실들을 확인한 바 있다"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평가점수나 공모취지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며, 이를 반영한 부산시의 투명한 배점이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잔고증명 대신 제출한 3억 달러 상당의 MTN채권이 "국내 최대은행 발행으로 잔고증명에 비해 결코 효력이 떨어지는 금액증명이 아니다"라며 "이를 부산시가 인정하지 않고 배점에서 0점 처리함으로써 스스로 자국 최대은행의 신뢰를 추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중국투자회사는 "컨소시엄의 재무적 투자자로서 응모조건을 부합하고자 한국지사에게 채권을 위임, 공모자격을 완성했음에도 이같은 부당행위로 정당한 심사를 받지 못한 것"에 강력히 항의했다.
덧붙여 부산시의 심도있는 재검토를 요청하고 "이번 공모를 통해 자국과 부산시와의 민간외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자기재북경투자기금관리유한공사는 자본금만 3억 위안(한화 540억 원)에 이르는 중국의 투자회사로 목적성 사모펀드를 모집해 우수기업이나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다.
중국 정부와 투자기관, 홍콩 대만 화교그룹 외에 중국교통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중신은행 중국광대은행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이나 북경건설집단 중국철도건설집단 등과 중국은 물론 한국 내 개발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한편, 센텀닌하오 컨소시엄에 한국 측 주간사인 ASRE사는 "이번에 중국 투자회사가 제출한 MTN은 하나은행이 국민은행 통합 당시 발행한 것으로 국내 시중 금융권에서 상시 할인이 가능한 채권으로 잔고만 확인하고 인출할 수 있는 잔고증명보다 더 확실한 금융잔고"라며 "심의 당시 이를 설명하고 국내 대형 금융기관의 할인의향서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가 채권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면 제출 후 보완서류 요구 당시 같이 했어야 했다"고 항의하고 "다른 분야는 보완을 요구했음에도 이 부분에 전혀 보완요구도 하지 않고 배점에서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가처분 등 소송을 불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MTN은 중기채를 뜻하는 Medium-Term Note의 약자로 만기에 따라 단기채 중기채 장기채로 분류되며, 차입액의 한도와 기간을 설정해 정부나 금융기관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의 채권이다.
중국 투자기관이 이번 공모에 제출한 KEB하나은행 발행 MTN은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채권이다.
ASRE사 관계자는 "벡스코 부대시설에 들어서는 호텔은 단순 여행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90% 이상 1~2일짜리 국내 회의로 채워지고 있는 벡스코의 국제화를 위해 세계적인 여행사들이 참여하는 다국적 호텔운영사가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앉아서 여행객들을 기다리는 운영사가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대단위 컨퍼런스를 유치하는 형태로의 호텔운영을 필요로 하며, 이는 벡스코의 체질전환은 물론 부산시의 관광객 유치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부산시의 투명한 사업적격자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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