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시 담당 부서에 예의주시 '통보'
부산시가 새로운 제안을 받는 공모사업에서 전 공모사업자의 투시도를 모방한 제안자의 당선자격을 유지시키려는 부산시 공모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벡스코 부대시설 공모선정사 도용 사실 진상 조사에 착수한 부산시는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지적소유권을 갖고 있는 설계사무소를 직접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에 지적소유권 제공 계약사실을 부인하는 공식 인터뷰까지 한 회사를 직접 방문해 선정사의 도용사실 부인 주장을 뒷받침할 구실을 만드는 데 나서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부산시는 지난 19일 본지 도용의혹 제기 후 "제출된 투시도가 약간 다르다"는 입장에서 글자만 지운 완벽한 모방사실이 확인되고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모방했다면 당선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으로 방침을 바꾸는 듯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하루를 가지 못했다.
다음날 갑자기 "모방했더라도 지적소유권자의 동의를 얻었다면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며 태도를 급변경해 부산시 공모사상 모방제안도 당선작에 선정될 수 있는 있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전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는 심의 과정에서 이미 모방사실을 감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말썽을 빚자 지적소유권을 가진 설계사무소의 사용동의 공문을 요구하는 뒷북행정의 진수를 보여줬다.
의혹은 부산시가 관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모의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결정을 왜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느냐는 데서 출발한다.
그것도 당선작 모방사를 위해 지적소유귄자를 상대로 모방 동의 공문을 요청한 것도 모자라 현장조사까지 실시하면서 당선 자격 유지에 급급하고 있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 내부적으로도 같은 공모에서 전 공모선정자의 지적소유권 사용 동의와 관계없이 모방 투시도를 제출한 당선자를 적격자로 인정할 경우 향후 부산시 전체 공모에 악영향을 줄 중대한 선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직접 팀장은 물론 과장까지 나서서 관련 회사까지 찾아가 동의 확인을 구하는 듯한 해프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시 내부에서도 모방사에 대한 선정자격 유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팽배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검찰도 부산시 담당 부서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담당 부서 책임자에게 이같은 검찰 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모 선정사 관계자가 엘시티 공모사업에도 직간접 기여한 상당한 공로자인 점에 중시하고 있다.
구자상 전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공동대표는 "상식적으로 같은 공모사업에 전 공모사의 도면을 베껴낸 제안자를 당선자로 선정한다는 것은 설사 지적소유권자의 동의를 얻었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부산시가 이제 의혹을 빚어내는 행정을 그만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본지에 이어 한 방송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도용 사실을 확인해 줬던 투시도 지적소유권자 H 종합건축사무소 L 대표는 부산시가 모방사실 확인에 나선 직후부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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