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이 지역 축제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알리려는 주민들을 가로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현수막을 들었다는 이유로 군청 직원에 의해 출입이 거부되거나 밀쳐져 부상을 당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성주읍 성밖숲에서 열린 '생명문화축제' 폐막식에 참석한 주민 20여명은 '사드 반대'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하다 실랑이 끝에 들어갈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은 마지막 행사인 '대동놀이'에 현수막을 들고 참여하려다 군청 직원들에게 '남의 잔치를 망치지 말라'는 비아냥을 들었고, 현수막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일부 주민들은 다치기도 했다.
앞서 18일 개막행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성주군은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의 입장조차 못하게 했으며 반발이 거세지자 뒤늦게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김항곤 군수의 개회사 직후 현수막을 펼치려하자 직원들이 이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부녀회장 임모(63)씨가 팔이 꺾여 인대가 늘어나 병원 치료를 받고, 닷새 째 깁스 중이다. 또 80대 한 할머니는 바닥으로 밀려 넘어졌다.
성주군은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대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과잉 대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성리 주민들은 19일 군청을 방문해 김 군수의 사과를 요구하고, 22일 오후 3시까지 답을 요청했다. 그러나 성주군은 '일정'을 이유로 저녁 7시 현재까지 답하지 않고 있다. 또 직원들의 과잉 대응에 대한 면담도 요청했지만, 역시 답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피해 사례를 모아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배현무 성주투쟁위 법률팀장은 "개인의 무리한 대응이라기보다 군의 위계 때문"이라면서도 "군수의 사과와는 별개로 법적으로 피해상황을 따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군 총무과 한 관계자는 "현장에 군청 직원은 있었지만 팔이 꺾여서 다친건지 넘어져서 다친건지 명확하지 않다"며 "주민들이 제시한 증거에서 사실이 드러나면 상황을 파악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군수는 사드배치 발표 직후 단식과 혈서, 삭발 등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해오다 지난해 3부지 확정 후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며 군청 앞 집회조차 허가하지 않고 왔다.
한편, 성주군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은 군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열린 축제에 나흘간 40만명이 참석해 하나된 성주로 거듭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3부지 확정에도 사드 반대 여론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참가한 이들을 지역 축제에서조차 가로막고 억압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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