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캠핑촌이 열리는 소성리의 네 번째 밤, 어김없이 별고을 성주 밤을 밝히는 촛불이 켜졌다.
4일 저녁 소성리 캠프의 네 번째 촛불은 문자메시지로 전해진 참가자들의 사연으로 시작됐다.
"밤새 순찰을 돌고, 잠도 못 자는 일이 어느덧 일상이 돼 버린 소성리의 하루가 지나고 있습니다", "성주 소성리 할매 생각하면서 사드 철거를 약속하는 대통령 후보에 투표하겠다."
춘천에서 온 대학생도, 밀양에서 온 가족도, 매일 뉴스로 사드배치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도 황금연휴에 성주를 찾았다. 텐트를 치고, 돌탑을 쌓고 함께 마을을 꾸몄던 소성리 캠프참가자 200여명은 부슬비가 내리는 저녁에도 촛불을 들었다. 1톤 트럭과 방송차로 만든 무대에서는 공연이 이어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군이 부식차량으로 유류를 반입하다 주민들에게 적발됐고, 분노한 주민들은 군 차량을 막으며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경찰 병력과 8시간가량 대치했다. 집회가 열리는 동안 경찰은 수 차례 해산 경고방송을 했고, 참가자들은 야유 소리로 맞대응했다. 촛불집회가 끝날 무렵인 밤 10시쯤 군 책임자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끝에 유류 차량은 돌아갈 수 있었다.
병력이 빠지고, 촛불집회가 끝난 뒤 열린 '평화영화제'에서는 성주 사드반대 투쟁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파란나비효과(감독 박문칠)'가 상영됐다. 참가자들은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영화를 관람했다.
밀양에서 온 권춘수(44)씨는 "송전탑이 들어올 때 마음과 달리 크게 도와드리지 못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연휴기간에 가족과 소성리를 찾았다"며 "오늘 하루를 보낸 뒤 내일은 목포에 가서 인양된 세월호를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전국 시민사회 관계자 150여명은 초전면 소성리 원불교 대각전에서 평화회의를 열고, 차기 정부에서의 사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회의에서는 차기 대통령에 사드 원점 재검토 요구와 김관진, 한민구 등 사드배치 책임자 처벌, 환경부장관 고발, 미국 NGO와의 협의 등이 다뤄졌다.
이들은 오는 17일 2차 평화회의를 열고 사드저지전국행동 확대 재개편과 법적·정치적 대응의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다음주 중으로 환경부장관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된 사드배치 공사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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