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김천·원불교 등 전국 사드반대 단체로 구성된 사드원천무효종합상황실은 사드장비 기습 반입 다음날이 27일 오전부터 미군의 사드 추가장비 반입이나 부지공사 차량을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을회관 앞에서는 관계자들이 교대로 불침번을 서고 있으며 도로 곳곳의 차량 이동을 감시하며 군과 경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김천시민들은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유세 차량 앞에서 사드반대 시위를 가졌다. 유선철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지만 (사드 반입) 다음 날 김천에 왔다는 것은 주민들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지역 정서상 역효과가 날까봐 자제하려 했는데 오히려 호응이 컸다. 20명정도 모여 피켓시위만 하려 했는데 100명 가까이 온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정치권의 역할도 촉구했다. 이날 소성리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사드특별위원회 간사 김영호(서울서대문을) 의원에게 법적 절차가 무시된 점과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해 정치권이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원내 5당 대선 후보들에게 오는 28일까지 사드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원불교비대위는 이날 오후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사드 기습반입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경찰의 폭력으로 주민과 종교인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며 "비폭력적이고 결사적인 방식인 단식을 통해 사드 반입을 막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소성리가 고립되지 않도록 지켜봐달라"고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세 명의 원불교 교무의 단식을 시작으로 성주·김천 주민, 종교단체 관계자들은 1일 동조단식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가 기습 반입된 26일 새벽 성주 주민들은 수 천명의 경찰에 가로막혀 사드 장비가 마을로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원불교, 천주교 등의 종교행사도 강제로 해산돼 경찰 병력에 의해 끌려나가야 했다. 이 과정에서 12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김천시민 1명이 경찰에 체포되기까지 했다.
분노한 주민들은 경찰버스를 막아세우며 회관 앞 도로에서 저녁까지 농성을 이어갔다. 같은날 저녁 촛불집회에서는 주민들은 '불법경찰 소성리 떠나라', '불법사드 도둑반입' 등의 피켓을 들고 "사드는 미국으로, 평화는 이땅으로", "고물사드 철거하라", "사드가고 평화오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고, 사드장비 완전 철거를 촉구했다.
주민 신동옥(84)씨는 "처음 사드가 들어온다는 소식만큼 막막했지만 우리에게겐 성주·김천 주민들이 있고 촛불이 있었다"며 "오늘 우리의 함성이 전국에 퍼져 반드시 사드가 한국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도 "가슴이 터질듯 분통 터지는 날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올 줄 몰랐다"면서도 "조금만 더 힘내자"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사드관련 장비가 모두 들어온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국방부는 추가 반입과 시험 운영을 예고했다.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시기를 명시하긴 어렵지만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장비이상 유무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SOFA 규정상 부지공여 절차가 끝났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은만큼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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