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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 뭘 믿고 '슬로스텝'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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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 뭘 믿고 '슬로스텝' 밟을까

[김종배의 it] 믿는 것은 '콘크리트 강남'과 야당?

이명박계는 '슬로, 슬로'를 연발한다. '퀵, 퀵'을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입으로는 '슬로, 슬로'를 연발한다.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를 진두지휘해야 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부터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이명박계가 '슬로 스텝'을 밟는 배경은 굳이 분석할 필요가 없다. 박근혜계가 움직이지 않는 한 국회 처리는 고사하고 한나라당 당론 변경조차 불가능한 현실 아닌가. '퀵, 퀵' 나가다간 '킬' 당하기 십상이다.

궁금한 건 따로 있다. '슬로 스텝'이 가져올 정치적 후과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도 현실을 '돌파'하려 하지 않는 이명박계의 셈법이 궁금하다. 세종시 수정안이 지방선거를 관통하면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선거 패배, 조기 레임덕 상황에 휩싸일지도 모르는데 현실을 '우회'하려는 이명박계의 '믿는 구석'이 궁금하다. 이런 것일까?

이명박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한다고 해서 호남에서 당선자를 낼 게 아니고,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킨다고 해서 영남에서 낙선자를 양산할 게 아니다. 충청도 그렇다.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한다고 해서 충청 민심에 갑자기 온화한 미소가 번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영호남과 충청은 상수다. 세종시 수정안 처리 결과와 세 지역의 선거 결과는 큰 상관이 없다. 변수는 역시 수도권이다. 특히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선거다. 이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최소한 '반타작'은 한다. 승리로 치장하기는 뭣해도 패배로 내몰릴 일도 없다.
▲ 지난 8일 청와대로 한나라당 지도부를 초청한 이명박 대통령ⓒ청와대

해볼 만하다. 서울시장 선거라면 세종시 수정안 처리가 미뤄진다 하더라도 해볼 만하다. 세종시 수정안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수도권 민심이 서울시장 선거에 투영될 것이란 점 때문만이 아니다. 이 요인을 상쇄할 다른 요인, 즉 반MB정서의 본거지 또한 수도권이기에 세종시 수정안이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건 단선적인 분석이다.

다른 요인이 있다. 세종시 수정안과는 무관한 선거 승리 기대요인이 있다.

강력한 강남벨트가 있다. 그 어느 정파의 지지세력보다 튼튼한 강남 콘크리트 표가 한나라당 외에 다른 정당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믿고 의지하는' 야당이 있다. 이들이 후보를 난립시켜주면, 그래서 1 대 다의 선거 구도를 만들어주기만 하면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다.

능히 써봄직한 셈법이다. 충청을 잃더라도 서울을 챙기면 '본전치기'는 하니까, '본전치기'를 할 수 있다면 굳이 세종시 수정안을 지방선거 매물로 내놓을 이유가 없으니까 그렇다.

물론 일방적인 셈법이다. '정밀 진단'보다는 '희망 사항'에 가까운 구상이다.

'구상'을 '매뉴얼'로 구체화하려면 관리해야 한다.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2008년 총선 때처럼 공천 파동이 빚어져 박근혜계 후보들이 독자 출마하는 불상사는 이명박계의 셈법을 저해하는 내부 요인이다. 이 내부 요인을 관리하지 못하면 영남지역조차 반란지대로 변한다.

야당들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상황은 이명박계의 셈법을 저해하는 외부 요인이다. 이 외부 요인을 막아내지 못하면 서울은 물론 노동자 밀집 지역의 단체장 선거까지 안개가 번진다.

이렇게 보니 야당이 굳이 낙심할 필요가 없다. 세종시 문제 주도권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빼앗기고 자신들은 존재감을 잃었다고 한탄할 필요까지는 없다. 이명박계가 끝까지 '슬로 스텝'을 밟는다고 가정하면 세종시를 둘러싼 판세를 최종적으로 조정하는 주체는 야당이고, 요인은 후보단일화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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