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있습니까. 정말 통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역 감정에 또 불을 붙인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방철호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 대표의 말이다.
“부산뿐 아니라 호남과 영남 등 대한민국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취지”라는 문재인 캠프 김경수 대변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부산선대위 발족식에서 오거돈 상임위원장의 부산대통령 발언에 대한 반발이 급기야 호남에 까지 확산되면서 심상치가 않은 양상으로 전개될 분위기다.
광주 시민들 뇌리속 문 후보는 '반(反) 친노' 정서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기억이 아직 잔영처럼 남아있다.
문 후보가 지난 2006년 5월 부산 지역 기자들과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한 말은 당시 광주 호남 지역민들에게 또한번 커다란 상처를 안겼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안방이었던 호남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당을 지지했고, 문 후보는 철저한 반성을 거쳐 이제는 달라진 모습으로 광주를 다시 찾았다고 호남 지역민들은 믿고 있었다.
그런 그가, 그가 영입한 선거책임자 입을 통해 또다시 지역감정을 부추키는 발언을 듣고도 동석자들과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니 광주시민들이 충분히 분노하고도 남을 일이다.
물론 문 후보 측이 바로 ‘지난 대선에서 패한 원인이 부산 울산 경남 지지세 부족에 있었다는 것을 상기시켰던 것일 뿐’이라는 의미의 해명을 내놓았지만 그 정도로 부산대통령 발언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방 대표는 “부산 대통령만 있고 광주 대통령은 없는 겁니까. 부산 대통령을 만들면 광주 대통령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 겁니까“라는 한탄은 한 사람만의 의견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의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려낸 것”이라고 비판을 문 후보는 ‘사실왜곡’이라는 말로 무시해서는 않된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문 후보 측이 “오 위원장의 발언 전체를 맥락을 보면 영호남 전체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주의를 조장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을 해도 ‘부산대통령’이라는 발언은 해도 너무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 측 정성호 의원의 지난 20일 기자회견문처럼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려내 선거에서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는 개혁의 길이 아니다.
아무리 대북관에 대한 의식이 약점으로 부각돼 있다고 해서 5월 항쟁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광주시민들에게 전두환 표창장을 앞세워 본인의 국가관을 홍보하려 해서도 안된다.
지역주의를 조장하면서 까지 경선을 치러야 할 만큼 문 후보가 열세가 아닐 진데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도 아니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이 그런 발언을 스스럼없이 하고 제지는커녕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정치적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정 의원이 지적했듯 이것은 노무현 정신도 아니고 노무현 정치도 아니다.
마치 제2의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광주 호남 지역민들은 문 전 대표가 부산발대식 전날 기자회견에서 “어느 한 지역에서 축하를 받고, 다른 지역에서는 눈물바다가 되는 그런 일이 없도록 사상 최초의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한 말이 액면 그대로 이길 바라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