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며 취임 선서를 했다. 4년 후인 2017년 2월 25일, 국민은 "희망의 새 시대를 위해 박근혜를 탄핵시키자"고 결의했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17차 박근혜 탄핵 촉구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아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오후 8시 기준으로, 주최 측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추산 100만여 명이 몰렸다.
기조 발언에 나선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정권 4년을 '헬조선'으로 정리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공작 정치와 권력 남용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재벌과 부정한 거래로 수백억 원의 뒷돈을 챙기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는 내팽개쳤다"며 "이제는 정말 끝장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 신속히 탄핵 심판 결정을 촉구하는 한편, 특검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는 한 번도 수사를 받지 않았다. 박근혜를 구속하고 우병우와 김기춘을 엄정하게 처벌하고 수사해야 한다"며, "특검 수사가 종료된다면 그것은 역사에 대한 죄악"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유력 대선 주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더불어 이재명 성남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을 겨냥한 발언들도 나왔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얼마 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시계가 화제가 됐다. 권력에 취해 대통령 놀이를 한 것"이라며 "지금 제 눈에 대선 후보들이 보이는데, 시민이 시민을 두려워하며 함께 할 역할을 고민하고 의지를 보여달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건 청와대와 박근혜가 아니라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문명고등학교 교사도 발언에 나서 주목 받았다. 연구학교 신청이 알려지자, 이 학교 학생·학부모·교사 등은 '문명고등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은 그러나 지난 23일 학교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밝혔다.
이용규 교사는 "학교 측은 회의 규칙도 어겨가면서 표결을 두 번이나 했다. 그럼에도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통과됐으니 연구학교를 강행하겠다고 한다"며 절차상 문제를 짚었다. 이어 "문명고 이사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연구 학교 추진 이유를 '부친이 5.16 민족상을 받았고 새마을운동에 앞장섰고, 그것이 폄훼되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박근혜와 똑같다. 어긋난 효심이다. 박근혜와 함께 탄핵시켜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 교사는 이 학교 전성훈 학생회장의 발언을 전했다. 학교에서 연 집회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우리는 정당한 일을 했기에 이 집회로 불이익은 없을 것이며, 학교로부터 불이익이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박근혜와 최순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데 학생은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한다"며 "학생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학생들이 설레는 3월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촛불-태극기 일제히 "삼일절 도심 집회"...충돌 우려도
퇴진행동 측은 다음 달 1일인 삼일절에 다시 박 대통령 퇴진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태극기 집회를 주최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측도 지난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삼일절 당일 오후 청와대 행진을 예고한 터라 촛불-태극기 집회 양 측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긴장이 맴도는 상황이다.
경찰 측은 탄기국 집회 측의 행진 시간대에 촛불 집회 사전 집회를 통제하는 등 양측의 충돌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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