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9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불러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유를 전방위로 추궁한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정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소환해 그가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정부 비밀문서를 넘긴 과정과 이에 박 대통령의 관여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등을 신문한다.
최씨와 박 대통령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2013년 1월∼2015년 4월 공무상 비밀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이메일 또는 인편으로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정 전 비서관은 전날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공개된 검찰 수사기록에서 "최씨에게 문건을 넘긴 것은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 위한 '선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범으로 적시된 박 대통령을 대신 방어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검사 역할인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탄핵심판정에서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박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자문하는 듯한 대화가 담긴 통화 녹취록 내용을 무기로 정 전 비서관의 방어막을 뚫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취록엔 최씨가 박 대통령 연설문 내용을 조언하거나, 국무회의 일정과 발언 등을 정해주는 듯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검찰로부터 녹취록을 넘겨받아 일부를 분석해왔다.
국회 측은 또 정 전 비서관이 최씨로부터 '스포츠재단' 사업계획서와 임직원 명단 등을 이메일로 전달받은 점 등에 비춰 그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의 관여 정황을 캐물을 방침이다.
최씨가 자신의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의 부모가 운영하는 업체 'KD 코퍼레이션' 소개 자료를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만큼 이 역시 신문 사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이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 일정을 관리하는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었던 점을 고려해 그에게 탄핵사유인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서도 세세히 추궁할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정 전 비서관에 앞서 오전 10시 최씨의 최측근 CF감독 차은택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불러 최씨가 추천한 인물들이 어떻게 청와대 고위직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에 임명됐는지 확인한다.
애초 헌재는 이날 정 전 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도 소환하려 했으나 이들이 잠적해 증인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했다.
헌재는 이들 두 명의 소재가 계속 파악되지 않을 경우 국회와 대통령 측 의견을 들어본 뒤 이들의 검찰 조서 내용으로 증인신문을 대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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