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430억원대 뇌물공여와 위증 등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된 후 아무 말 없이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은 영장 기각이 결정된 후인 오전 6시14분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천천히 걸어 나온 뒤 미리 준비돼 있던 체어맨 차량에 탑승했다.
전날 오전 9시15분께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가기에 앞서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나온 지 21시간 만이다.
특유의 옅은 미소를 띤 표정이었고, '법원 판단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는 않으시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 공여, 제3자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흘 전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등 경영권 승계에 박근혜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측에 430여억원 지원을 약속하고 250여억원을 건넸으며, 여기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고 봤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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