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구성을 완료한 직후인 11일 '반성·화합 대토론회'라는 행사를 열었으나, 인 비대위원장 측과 친박계 참석자들 간의 충돌과 분열이 또다시 노출됐다.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다만 서청원 최경환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 의원 등은 대거 불참했다.
현역 의원 중 참석자는 50여 명으로 전체 의원 99명 중 겨우 절반 수준이다.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진박 경제하지 않았느냐. 감별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깝게 갔던 사람이 무언가 같이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게 인간의 도리가 아니냐"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언제 할복을 하면 좋겠냐"며 다시금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 쇄신 시도에 반발했던 서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인 위원장은 '우린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한 서 의원을 향해 "어떻게 죄인이 아니냐. 도둑질한 것만 죄냐"라며 "당이 어렵다면 책임을 져야지, 무슨 명예가 중요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인명진이 이기느냐, 서청원이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새누리당이 다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이겨야 한다"고 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도 이날 "인 비대위원장은 싸우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내에는 싸우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게 많다"면서 "저희가 힘을 보탤 테니 싸워달라"며 인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참석자 중 일부가 인 비대위원장을 '점령군 사령관' 등에 빗대며 반발하자 '(연단에서) 내려오라'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오는 등 양측 간 갈등은 이날에도 그대로 표출됐다.
이세창 상임전국위원은 "인 목사가 비대위원장으로 온다는 얘기를 듣고 당원들 사이에서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약탈·강간·방화하는 점령군 사령관처럼 요란하게 개혁을 해야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수십 년을 국가와 당을 위해 지역에서 선출된 지도자들을 길거리 쓰레기 버리듯 하는 것은 우리가 기대한 성직자로서의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또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김진태 의원을 "광화문 촛불 시위와 지역구 주민들의 항의가 두려워서 다들 도망가고 숨어있을 때 용감하게 거리에 나가 대통령과 보수를 위해 부르짖던 자"라고 칭찬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에 "상임전국위원인데 왜 (회의장에) 안 나왔느냐"며 "거기 나와서 그 말을 했어야지"라고 맞받았다. (☞ 관련 기사 : "인명진의 '위장 꼼수 탈당'조차 서청원에 막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은 지난 9일 상임전국위에서 인 비대위원장이 일부 위원을 직권 면직함으로써 정족수를 조정해 비대위원 인선안을 가결시킨 것을 두고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다시금 언성을 높였다.
이때 이 위원이 들고 잇던 마이크 전원이 강제로 내려갔고, 주변에서는 이 위원을 향해 "반성을 해야지! 반성을!", "X 소리 하지 말고 내려와" 등의 야유가 쏟아졌다. 인 위원장은 이 위원에게 "조용히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최민기 당협위원장은 인 위원장에게 "당 내 내부 싸움을 끝내달라"며 "내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서청원 의원과 화합해 당 개혁안 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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