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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촛불 집회에서 박근혜를 끝장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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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6일 촛불 집회에서 박근혜를 끝장내자!

[이 주의 조합원] 안진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출렁인다.

이 시기 유독 바쁜 인물이 있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진걸 조합원이다. 그간 시민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곳에 항상 등장했던 그가 이번 사태를 맞아 전국 1600여 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의 상임운영위원직을 맡았다. 전체 100여 명 운영위원 중 20여 명이 상임위원인데, 안진걸 조합원은 이 연대 기구에서 언론 담당이다.

26일 촛불 집회를 앞두고 인터뷰 시간을 쪼개기 힘들 정도로 기자 회견과 회의가 잦은 안진걸 조합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안 조합원은 이날도 법원에 들러 경찰의 청와대 부근 네 갈래길 행진 금지 조치에 관한 가처분신청 재판에 참여했다.

판사도 행진 막은 경찰 꾸짖어

프레시안 : 바쁘시겠다. 법원 분위기는 어땠나?

안진걸 : 이번에도 법원이 시민의 편을 들어주기를 기대한다. 경찰이 참 웃긴다. 예전 경찰은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시민의 행진을 불허했다. 이를 법원이 판결로 풀어주니, 이제는 청와대 부근 길이 좁아 행진하는 시민이 다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이 행진하면서 다친 역사가 없다. 집회 시민이 다치는 경우는 단 하나다. 경찰이 강경 진압할 때다. 오늘 재판에서는 판사께서도 경찰의 논리를 듣고 실소했다. 사법부도 우리 시민 역량을 믿는다.

프레시안 : 지난 수십 년간 집시법이 시민 집회의 자유를 막았는데, 이번에는 집시법이 시민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민 활동가로서 기분이 묘하겠다.

안진걸 : 그렇다. 이번 촛불 정국에서 법원은 일관되게 집회와 시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이 가질 기본권임을 명확히 했다. '집회의 자유'에는 집회의 형태, 집회의 장소에 관한 자유도 모두 포함된다는 게 우리 사법부의 결정이다. 그러니 집시법상으로도 이번 집회가 전혀 문제 없다고 판결한 것 아닌가. 그간 경찰이 제 입맛에 맞게 집시법을 멋대로 적용했음이 드러났다.

예전에는 사법부가 집시법을 악용하는 경찰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지 않았는데, 이번 판결로 사법부가 행정부의 권한 남용을 제한하는 진정한 3권 분립 정신을 보여줬다. 이미 법원은 집회 참여자가 율곡로와 사직로에도 행진하도록 허용하라고 판결했다. 이를 경찰이 함부로 막았다. 그러니 지난주 재판에서는 판사께서 경찰을 꾸짖었다.

프레시안 :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안진걸 : 집회 참여자가 자기 의사를 상대방에게 명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도 존중해야 자유로운 집회를 보장하는 국가다. 지금 시민은 청와대에 제 목소리를 똑똑히 전달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을 꾸짖을 자유가 보장돼야 민주주의 국가다. 영국을 봐라. 총리공관은 시내 한가운데에 있다. 공관 바로 앞에서 시민이 시위한다. 백악관을 봐라. 백악관 바로 앞에서 시민이 자유롭게 제 목소리를 낸다.

▲ 안진걸 조합원(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프레시안

'26일 끝내자'는 각오로 나오셨으면

프레시안 : 1987년 6.10 항쟁 국면이나 2008년 광우병 시위 국면도 우리 현대사에 큰 시위 역사로 기록됐다. 지금과 그때가 어떻게 다른가?

안진걸 : 1987년에도 민주쟁취범국민운동본부가 결성됐고, 2008년에도 광우병국민대책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양상이 무척 다르다.

전국적 투쟁 연대 기구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세 집회가 같지만, 1987년에는 야당까지 연대 기구에 참여해 항쟁 지도부가 꾸려졌다. 운동권이 중심이었다. 2008년에도 누리꾼과 학생이 먼저 일어서 운동의 중심이 됐다.

지금은 아니다. 비록 국민행동이라는 연대 기구가 있지만, 우리는 집회 무대를 꾸미는 등의 실무를 진행할 뿐이다. 주도하는 단체가 없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념을 가리지 않고 온 국민이 들고 일어섰다.

프레시안 : 촛불 집회 실무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감이 남다르겠다.

안진걸 : 이미 국민이 위대한 역사를 썼다. 대통령이 저 엄청난 비리에도 버티니 조급해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라. 정권 퇴진이 참 어렵다. 1987년에도 전두환 대통령이 개헌만 했지, 임기는 마쳤다. 4.19 혁명 때는 많은 시민이 죽었다. 지금 우리는 위대한 시민 역량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다만, 26일에는 '오늘 이 국면을 끝내자'는 각오로 더 많은 분이 나오셨으면 좋겠다.

경찰 집회 인원 왜곡은 업무 방해

프레시안 : 특히 경찰과 주최측 추산 집회 참여 인원의 크기가 크게 갈리고, 이에 언론이 관심을 가짐에 따라 집회 참여 인원이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게 됐다. 국민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15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역시 참여 인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 아닌가?

안진걸 : 아니다. 수백만 명이 생방송을 지켜본다. 5000만 국민이 촛불을 응원한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겨울에 30만 명이 모이기도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이미 우리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제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외신이 부패한 정권과 위대한 시민 의식의 극명한 대비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집회 참여 인원은 역사적으로 항상 중요했다. 그러니 (정권을 옹위하는) 경찰은 기를 쓰고 인원을 축소하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경찰 추산 인원이 왜곡됐다고 보나?

안진걸 : 당연하다. 당장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집회 참여 인원 중 연인원을 세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집회 참여 인원에 연인원을 뺀다는 게 말이 되나. 과학자나 누리꾼들이 이미 경찰 추산 인원이 얼마나 왜곡 축소됐는가를 다 증명했다.

엄밀히 말해, 경찰이 집회 참여 인원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주최 측 업무 방해다. 경찰 내규에는 집회 인원 추산 업무가 명시되지 않았다. 미국 경찰도 직접 집회 참여 인원 추산 안 한다.

프레시안 : 이미 청와대 내부도 무너지고 공직 사회 전반이 흔들리는 와중에, 경찰만 박근혜 정권을 보호하는 태도가 강경한 듯도 하다.

안진걸 : 경찰 내부도 흔들린다. '집회 참석자 추산은 경찰 업무 아니'라는 정보도 전·현직 경찰 간부가 우리에게 제보해줬다. 그저 이철성 청장이 대통령을 옹위할 뿐이다.

▲ 이번 촛불 집회로 이미 성숙한 시민 의식은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지난 12일 약 1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민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다양성 존중하는 집회 되길

프레시안 : 일각에서는 평화 집회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조됨에 따라, 시민 스스로 자기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쓰레기를 주워 담는 모습, 경찰 차벽에 붙은 스티커를 떼는 모습은 성숙한 시민 의식과 상관 없다는 얘긴데?

안진걸 : 서로를 엄격하게 재단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자유고, 떼는 것도 사랑의 표시다. 둘이 충돌하지 않는다.

나도 차벽에 붙은 스티커를 뗐다. 그거 매우 힘든다. 스티커를 뗀 분들은 집에 가야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자기 시간을 희생해 그 일을 하셨다. '훈육된 시위 아니냐'는 일부 비판을 나도 봤는데, 우리의 위대한 시위가 혹시라도 악용될까 염려하는 마음을 표출하신 분들이다. 그 역시 그들 나름의 저항임을 존중해 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즐겁게 저항한 후, 애꿎은 의경이 고생하는 걸 좀 도와주자는 좋은 마음씨가 왜 지적받아야 하나.

물론 지나치게 통제된 평화 시위를 요구하는 분들에게도 '평화와 폭력 프레임이 현재 큰 의미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평화 시위를 강조한다. 하지만 경찰을 고의적으로 폭행해서 피 흘리는 걸 방지하자는 게 평화 시위지, 경찰 차벽을 넘어 연행될 각오를 하는 시도를 규제하자는 게 평화 시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법부 결정에 반하는 행정부의 직권 남용을 비판하며) 경찰 차벽을 넘어 들어가 연행될 마음을 먹을 정도로 불이익을 감수한 분까지 비판하는 게 비폭력 시위 정신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집회의 위대함은 더 크게 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생각이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상징한다. 주최 측이 "이제 행진합시다"고 해도 많은 분께서 그냥 길거리에 앉아 계신다. 그분들의 의사도 소중하다. 이처럼 모두가 각자 다양하게, 광장에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위대함이다.

프레시안 : 26일 집회에 참석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안진걸 : 많이 나오세요. 숫자가 모든 걸 설명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26일 촛불 집회는 중요하다. 이제 무작정 버티고 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 버틸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못 나오시는 분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저녁 8시에 저항의 의미로 소등하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려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촛불 집회 생중계를 보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라.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심지가 강해도 국민이 이 정도로 저항하면 못 버틴다. 당장 청와대와 행정부도 무너지고 있지 않나.

정치권, 시민 요구 엄숙히 받들어야

프레시안 : 현 민심을 요약하자면 '박근혜 퇴진'이겠지만, 표출되는 욕구는 더 근본적이고 다양하다.

안진걸 : 맞다. 우리 국민이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에게만 분노한 게 아니다. 그간 쌓인 상식의 파괴에 분노하는 민심이 폭발했다. 우리는 단순히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민주적이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가 시스템을 만들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 이런 엄정한 요구를 정치권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프레시안 : 일단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 수순에 돌입했는데?

안진걸 : 대통령의 직무를 진속하게 정지하는 수단으로 탄핵을 고민하는 건 이해되지만, 야당은 우선 정권 퇴진에 다걸기부터 하라. 국민이 야당에 실망한 지점이 한둘이 아니다. 국민의 목소리야 야당이 적극 결합해야 한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에 하고 싶은 말은?

안진걸 : 이번 국면에서 특히 언론의 중요함이 잘 드러났다. JTBC와 TV조선, <한겨레> 등의 특종이 국민 분노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더 멀리 보면 그간 <프레시안>을 비롯한 여러 대안 언론이 긴 시간 군불을 때웠다. 현재 거론되는 부패 문제 대부분은 오랜 시간 대안 언론이 꾸준히 지적했지만, 주목받지 못한 이슈다. 많은 사람이 <프레시안>과 같은 대안 언론에도 더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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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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