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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협정, 어떤 내용 담겼나?

박근혜 '안보 폭주', 美 MD 체계 편입 우려

23일 공식 체결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은 국가 간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과 교환한 정보의 보호, 관리 방법을 정하는 기본 틀이다. 즉, 한일 간 군사비밀 공유를 위해 지켜야 할 보안 원칙을 담은 협정이다.

한국과 일본이 이를 체결함으로써 양국의 대북 대응은 외교적 차원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확장됐다. 양국 정부가 서명한 GSOMIA는 외교 경로를 통해 양국의 국내법적 절차를 완료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즉시 발효된다. 정부는 23일 중 외교 경로를 통해 서면으로 통보할 예정이다.

한일 GSOMIA는 21개조로 구성돼 있다. 협정문이 명시한 군사 비밀은 '당사국이 생산하거나 보유한 국가안보 이익상 보호가 필요한 방위 관련 모든 정보'로 정의됐다. 교환하는 정보 형태는 구두, 영상, 전자, 자기, 문서는 물론 장비와 기술까지 모든 형태를 망라한다.

이에 따라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교환 대상에 포함된다. 한국은 군사2급 비밀(SECRET)과 3급비밀(CONFIDENTIAL)을, 일본 극비‧특정비밀(SECRET)‧HI급비밀(CONFIDENTIAL)로 정했다.

우리는 일본이 5기의 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북한 잠수함 기지와 각종 탄도미사일 기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정보 등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은 한국이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의 인적 네트워크(휴민트), 군사분계선 일대의 감청 수단 등을 통해 수집한 대북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고도화, 가속화, 현실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정보 능력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GSOMIA는 우리의 안보 이익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비밀 등급은 각국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정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고, 가치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이 '극비'로 분류해 우리 측에 제공하는 정보가 우리 입장에서 보면 'Ⅲ급 비밀' 수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미일 군사정보협정과 달리 한일 GSOMIA에선 고급 정보 제공 수준을 낮췄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송기호 변호사는 "일본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의 가서명본과 마찬가지로 'Top Secret(Kimitsu, 기밀)'은 제공대상에서 제외했다"며 "'Top Secret'을 포함한 미일 군사정보협정과는 급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2년 이명박 정부의 가서명본과 21조까지의 조항 숫자나 내용에서 완전히 동일해 (올해 발생한)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의 상황을 고려한 바 없다"면서 "결국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정치적 지시에 의해 체결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GSOMIA가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서명식 자리에서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에게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군사대국화 문제, 한미일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등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민적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GSOMIA 체결에 나선 배경은 최순실 사태로 식물 상태가 된 박근혜 정부가 한미일 3각 안보체제를 강조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말려든 '안보 폭주'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나름대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역사 왜곡 사례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과 정보 교류를 하는 데 있어 국민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일 GSOMIA의 유효기간은 1년이며, 협정의 종료를 원하면 상대국에 종료 90일 전 외교 경로를 통해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이런 조치가 없으면 협정은 자동으로 1년씩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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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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