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수조정소위 파행…'예산 전쟁' 험로 예고

민주당 "보이코트"…선진당 "우리도 못 들어가"

정부가 제출한 283조8000억 원 규모의 수정예산안을 심의, 확정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활동이 1일 본격화됐으나 민주당의 보이코트로 첫날 오전부터 파행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이런 식이면 우리도 못 들어간다"면서 이날 오후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정세균 "위기 관리 예산으로 대폭 수정해야"

여야 3개 원내교섭단체는 이날 오전 계수조정소위에 앞서 간사협의를 갖고 민주당의 경제위기 상황을 반영한 재수정예산안 제출 요구 등을 놓고 절충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는 민주당의 불참 속에 계수조정소위를 진행했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은 계수조정소위 활동을 금주내 마무리짓고 내주초 예결특위에서 예산안심사를 마친 뒤 9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구상을 마련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서민, 중산층, 중소기업, 지방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첫번째"라며 "2009년도 정부 예산안은 경제위기를 외면한, 부자만을 위한 예산인 만큼 위기관리 예산으로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토목사업, SOC(사회간접자본)사업 위주 예산은 일본의 장기불황을 가져온 실패한 정책을 따라하는 것"이라며 "고소득층과 거액 자산가,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부자감세 예산, 서민 무시 예산"이라고 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도 오전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한나라당이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여야 합의 처리와 정반대로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오늘 오후부터 회의에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류 정책위의장은 "(불참이)이틀이 될지, 사흘이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모멘텀이 만들어될때까지 안 들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종부세, 소득세 등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간에 물밑 논의가 진행되는 것 같아 끝까지 파행이 될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면서 "예결위원장도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한구 계수조정소위 위원장은 첫 회의에서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적극 밀고 국가재정이 건전해지도록 장치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예산심의는 어느때보다 철저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