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더불어민주당.서울성북갑)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 분석 결과, 국내 경수로 원전 80%가 최초 설계된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을 2배이상 늘렸으며 현재 초기용량을 6천여다발 초과한 1만6,695다발이 저장돼 있다"고 12일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보관간격을 줄이는 방식으로 고리원전의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한빛원전의 한빛 1~6호기, 한울원전의 1~6호기 등 총 16기의 습식저장조 용량을 평균 2.3배 늘렸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고리 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등 노후원전 6기도 기존용량을 3.6배 늘렸다.
때문에 경수로 원전 20기에 저장된 고준위폐기물은 전체 1만6,695다발로 최초용량인 1만414다발의 60%인 6,281다발이 초과됐다. 신고리 1~2호기와 한울 6호기를 제외한 13곳에서는 이미 초과 저장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은 전국에 모두 24기로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는 중수로 원전인 월성 1~4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20기는 농축우라늄을 사용하는 경수로 원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원전 절반이 있는 경북 주민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경주 지진의 진원지 인근에는 월성, 고리원전이 있어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사고가 우려되지만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처리는 임시저장에 그치고 있어 주민 안전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준위폐기물'은 보통 원자력발전에 사용되고 남은 원료를 말하며 많은 열과 높은 수치의 방사능을 방출한다. 따라서 원전에서 폐기물이 나오는 즉시 해당 발전기 내 설치된 지하 습식저장소에 보관된다. 때문에 가동연수가 오래돼 폐기물 저장량이 많은 발전기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발전기로 옮기는 '호기간 이동' 방식도 사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위 홍의락(무소속.대구북을)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현재까지 고리본부 내에서 이동한 핵연료는 1,756다발, 한빛 228다발, 한울 660다발이다. 연도별로는 1990년대 78회에서 2000년대 120회, 2010년부터 현재까지 94회로 최근 들어 이동횟수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핵연료 이동과 관련한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위원장 홍두승)에 따르면 두 방식으로 늦춰진 예상포화시기는 고리원전 2028년, 한빛 2024년, 한울 2026년, 신월성 2038년으로 원전마다 5~16년까지 늘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에너지안보·경제성·온실가스 등에서 원전을 대체할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급격한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는 2035년까지 원전 설비비율을 29%수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현재 울산 울주군 신고리 3~6호기, 경북 울진의 신한울 1~2호기 등 6기가 건설 중이다.
이에 대해 유승희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고준위폐기물에 대한 대책도 없이 원자력 진흥정책을 강행한 결과"라며 "원전을 과학적이고 정밀한 계획 없이 운영하게 되면 위험성은 국민이 안고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의락 의원실도 지난 10일 보도자료에서 "원전 내 운반횟수 증가로 외부노출이 많이 되면 사고 위험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창우 한수원 사용후핵연료운영팀 차장은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고 안전도, 온도, 기술 등의 항목에서 건전성 평가를 한다"며 "이미 다른 나라에도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선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사용후핵연료정책팀장도 "발전소 내 임시저장소의 한계가 있으니까 여러 방식으로 늘리고 있다"며 "중간, 건식저장시설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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