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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 회장 "최은영 퇴직금, 50억 원 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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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 회장 "최은영 퇴직금, 50억 원 준 이유는…"

산업은행 국감 증인 출석, 사재 출연 확대 의사는 없어

"대형 해운 업체들과의 '치킨 게임'에서 패배한 것이다."

한진해운의 몰락에 대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진해운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생긴 공백을 외국 업체가 메우리라고 전망했다.

조 회장은 4일 KDB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진해운 사태로 가장 이득을 보는 이가 누구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한국 해운 산업이 몰락한 이유에 대해선 그간 다양한 설명이 나왔었다. 해운 업체의 총수는 출혈 경쟁에서 패배한 점을 주요 이유로 꼽은 셈이다. 이는 규모 불리기 경쟁을 더 이어갈 수 있었다면, 희망이 있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그는 이어진 질문과 답변에서 자신의 책임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앞서 조 회장은 한진해운 사태 해결을 위해 자기 돈 400억 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지급해야 하는 하역비, 통행료, 연료비 등을 합치면 6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조 회장이 내놓은 돈은 사태 해결을 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 셈이다.

조 회장은 이날 자신이 출연하기로 한 400억 원이 전체 재산 가운데 5분의 1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기업인은 망해도 기업은 살린다는 의지로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한진해운을 살려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사재 출연 규모를 확대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인 셈이다.

이에 조 회장은 "저의 책임이 크고 면목이 없다"라고만 대답했다. 추가적인 사재 출연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는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현대상선과 대조를 이룬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팔았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자기 재산의 20%를 내놓는 것으로 그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조 회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장남이다. 조 창업자가 지난 2002년 사망한 뒤, 조 창업자의 삼남인 고(故) 조수호 전 회장이 한진해운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조수호 전 회장 역시 지난 2006년 갑자기 사망했다. 그러자 조 전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한진해운 회장이 됐다. 최은영 회장은 그 전까지 가정 주부였다. 아무런 경영 수업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한진해운은 경영 상태가 계속 나빠졌고,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조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배경에 대한 설명도 이날 국감에서 나왔다 .조 회장은 "당시 정부가 인수 압력을 넣은 건 아니지만 한진해운 자체로는 (위기를 해결하기가) 어려우니 (한진그룹이 인수하라는) 요구는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압력은 아니지만 요구는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진해운 몰락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최 회장에 대한 조 회장의 생각은 어떨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퇴직금 97억 원을 준 것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최 회장의 경영 실패를 이 자리에서 얘기할 수는 없다"며 "최 전 회장의 퇴직금은 100억 원에 가까웠지만, 이것은 (도덕적으로) 맞지 않아 절반인 50억 원만 지급했다"고 답했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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