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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野 "김재수 해임 거부, 우리가 화낼 상황인데 왜?"

더민주 "김재수 해임 촉구" 의총 결의문 채택…출구 모색도

국회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가결에 대해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을 거부했으니 우리가 화를 내야 할 상황인데 왜 여당이 적반하장이냐'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정상화 및 김재수 장관 해임 촉구 결의문'을 공식 채택했다. 더민주는 결의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상식과 도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김 장관 임명을 강행했고,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해임 건의안마저 전면 부정하는 오만의 극치 또한 보여줬다"며 "이같은 불통과 독선이야말로 정국 혼란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의회 민주주의 파괴자'라고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새누리당의 의회 민주주의 파괴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맞받고 "현재까지도 새누리당은 국정감사 일정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고, 국회의장 핍박, 증인 불출석 사주, 자당 출신 상임위원장 감금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국정감사 파행을 주도하고 있다. 정상적 민주국가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더민주는 "대통령은 민의를 반영한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즉각 수용하라"면서 "새누리당은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국정감사에 즉각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및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원래대로 하면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그) 해임 건의안을 거부한 대통령에 항의하는 것은 야당이 해야 한다. 그러면 야당이 국감을 보이콧하고 싸워야 하는데 야당은 차분히 국감에 임하고, 장관이 해임되지도 않았는데 (왜 여당이) 단식 투쟁까지 하는지 어안이 벙벙하다"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이게 집권당의 태도냐"며 "정작 화를 내야 하는 당은 야당인데 여당이 화를 내는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집권당이 이제 좀 문제를 풀어달라고 야당인 제가 호소드린다"며 "야당 해먹기 정말 힘든 20대 국회"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야당도 '출구' 고민…우상호는 당내 강경파 달래고, 박지원은 丁의장 압박


우 원내대표는 다만 "어쨌든 국회가 (야당) 단독 국감으로 진행되는 게 정상은 아니다"라며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어제 하루 동안 이런저런 해법들을 논의하고 대화도 시도했다"고 사태 '출구'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29일부터는 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를 포함해 전체 국감을 정상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하자 "의원들의 답답하고 절절한 마음은 알겠으나 향후 원내 전략은 원내지도부에 위임해 달라"고 달래며 "조만간 국감이 정상화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원내지도부 회의를 통해 지침을 전달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의원들은 정상적인 국정감사를 원하고 있다"며 "어제 정상적인 국정감사를 위해서 제가 주도적으로 새누리당 정진석을 만나고, 그 후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났다"고 협상 경과를 일부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두 원내대표는 직접 얼굴 맞대기를 싫어했지만 제가 오며가며 만나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노력한 결과 의견 일치를 봤다"며 "그러나 정세균 국회의장께서 그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간 협상 내용에 대해 "어제 3당 원내대표들은 '이정현 대표의 비공식 단식은 그대로 둔 채 우선 국정감사의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하자'고 (잠정 합의)했고, 여기에 대한 국회의장의 입장표명을 바랐다"고만 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국민의당이 내놓은 중재안은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정 의장이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한다'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도 굉장히 강경해서 어제까지는 풀어내지 못했으나 다시 접촉해서 오늘까지 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8일 중 합의를 타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까지는) 26~27일 국정감사를 하지 못한 부처에 대해, 본회의 의결 없이 (국회 관례에 따라) 국정감사 일정이 비어 있는 수요일에 할 수 있다"며 "그러나 29~30일까지도 못한다고 하면 그 이틀(해당 분량)은 토요일(내달 1일)에 넣어야 하는데 토요일은 신문이 발행되지 않아서 국민에게 알리는데 문제가 된다. 그러면 본회의를 열어서 모든 일정을 다시 의결해야 하는 불상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차제에 (여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더라도 제대로 하겠다고 하는데, 만약 우리당이 철수를 해버리면 민주당은 과반수 미만이라서 할 수 없다"며 더민주 내 강경 기류를 견제하면서 협상으로 끌어들이려는 한편, "오늘까지 협상해서 내일 모레도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더민주와 우리는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도 사회권 이양 등을 시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새누리당도 압박했다.

새누리 비난도 여전…추미애 "이정현, 대통령 행동대장 됐나"

야당은 이처럼 출구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 한편,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해 여전히 강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해야 할 집권당 대표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심기관리에 급급하고 여념없는 청와대 부속실 같다"며 "대통령의 행동대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 소속 국방위원장은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하는데 새누리당 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당론을 따르라'고 강박하는 황당한 사태가 어디 있나"라며 "새누리당은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국회 계단에서 정치집회도 한다고 한다. 제가 21년 정치를 했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이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을 보이콧하고 집권당은 국감을 파업하며 민생을 포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정부·여당은 지난 총선민심을 되돌아보시라. 국민이 만들어준 '협치'를 불통의 망치로 깨선 안 된다. 이번 국감은 대통령 구하기 국감이 아니라 민생국감, 안전국감, 게이트국감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집권당 대표가 민심을 외면하고 문을 걸어잠그고 단식하고 계시는데 할 일을 제대로 하시길 바란다"고 이정현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불필요한 이정현 대표의 밀실 단식은 끝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국정감사 사상 초유로 여당이 보이콧을 해서 (감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참으로 한국적인 현상"이라며 "청와대 입장에서는 이번 국정감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최순실 게이트, 미르·K스포츠 재단, 우병우, 이석수 등 모든 의혹을 '이정현 비공개 단식 블랙홀'로 일거에 덮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해 "단식을 하더라도 비공개로 하는 것은 올림픽 금메달감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정현 대표의 단식에 대해 저도 시니컬하게 비판을 했지만, 좀 풀어가는 정국이니까 우리가 여유를 보여주고 대변인들도 품위 있게 잘 해달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무너진다고 해서 그 자체를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즐기는 방향으로 논평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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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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