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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연일 존재감 부각…"99% 반란 일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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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연일 존재감 부각…"99% 반란 일어날 것"

외곽 조직 '희망새물결' 10일 출범…손학규·정의화도 '꿈틀?'

미국, 캐나다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 경제가 대공황 직전에 처해 시민이 절망하고 뭔가 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그런데 정치가 이런 상황이라면 왜 '99%'의 반란'이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1일 <연합뉴스>와 <뉴스1> 등의 현지발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9일(캐나다 현지 시각) 동행 기자단과 한 인터뷰에서 '정치가 민생에 주목하고 민생을 해결해야 하는데, 여전히 갈등을 조장하는 '민맹(民盲)' 정치에 머물러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간판 정책인 청년 수당에 대해 새누리당 등이 '인기 영합용 무상 복지'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가 보면 금방 지지하게 될 정책을, 당파적 관점에서 공격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하게 맞받았다. "민생의 목소리를 듣기에는 대통령도 너무 멀리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이번 순방 계획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일부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선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전 후보와의 면담을 추진했고, 리퍼트 대사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및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면담이 가능한지도 문의했지만 그게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를 만나, 한국 사회 절망의 원천을 해결할 길을 찾았다"며 "경제 질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99%의 반란' 등의 말도 스티글리츠 교수와의 면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나온 것이었다.

'경제 질서'와 관련해 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재벌이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면서도 "이미 재벌은 한계에 도달했다. 재벌이 위기에 처했을 때 거대한 규모의 돈을 쏟아 붓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티글리츠 교수에게) '제자가 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미국보다 더 악화된 불평등, 이로 인한 좌절·절망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론을 실현해볼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박원순 "뜻 펼치고 싶은 마음 간절"…손학규-정운찬 회동 '눈길'

박 시장은 자신의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나는) 인권이 필요했던 시대에는 인권 변호사로, 시민의 참여와 새로운 입법이 필요한 때는 참여연대를 통해서, 나눔과 통합이 필요한 시대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는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정책적 성과를 냈다"며 "이런 일들을 목격하고 경험한 나로선 ('새로운 경제 질서' 등의 뜻을) 펼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야의 다른 주자들이 최근 '자기 의제'를 걸고 대선을 언급하기 시작한 데 대해 "자기 시간표에 따라 내용도 없이, 시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비전도 없이 스스로 '자가 발전'을 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우리 시대의 엄중함과 절망적 상황에 답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국민의 시간표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박 시장이 간담회 도중 '새 경제 질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전환을 가능하게 할 제도나 규칙을 만드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했지만, 더 깊이 생각하면 '바보야, 결국은 정치야'라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문제는 정치'라는 것은 안철수 전 대표 당시 국민의당이 내세운 4.13 총선 슬로건이었고, 최근 정기국회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연설 주제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현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것보다, 국민의당 또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제3지대에 위치한 인사들과 힘을 합치는 것이 차기 대권에 더 수월하게 접근하는 길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는 가운데여서 박 시장의 언급은 눈에 띈다.

최근 정의화 전 의장이 손학규 전 고문과 약 1시간 30분 동안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제3지대' 논의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정 전 의장은 지난 8일 광주에서 강연을 마친 후 전남 강진으로 이동해 비공개로 손 전 고문과 저녁을 들었고, 손 전 고문에게 "서울로 올라오시면 자주 연락하자"고 제안,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 "제1, 2지대의 틈바구니에서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만든 사람들이 모인 '제3지대'가 아닌, '정상 지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축이 된 야권 싱크 탱크 '희망새물결'이 지난 10일 공식 창립식을 가졌다. 이 단체는 정관에서 "시민 공감과 참여의 확산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불균형, 불공정을 극복하는 변화와 혁신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상임대표는 김용채 전 광주경실련 공동대표, 김인숙 전 민우회 상임대표, 윤준하 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임수진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 등이 맡았고, 공동대표는 김강렬 시민생활환경회의 대표, 김수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양길승 전 녹색병원장, 윤영진 계명대 교수, 이승환 '통일맞이' 대표 등이 맡았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과 지은희 전 덕성여대 총장, 이선종 원불교 교무 등은 고문을 맡았다.

박 시장과 '희망새물결' 측은 서로 직접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더민주 권미혁 의원과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총장, 서왕진 전 서울시 정책특보 등이 창립 총회에 대거 참석한 것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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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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