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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이철성 임명 강행…'940명의 이철성'은 징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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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이철성 임명 강행…'940명의 이철성'은 징계 中

朴, '경찰' 속인 이철성 경찰청장에…노회찬 "이런 게 국기문란"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신임 경찰청장에 이철성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서울시교육청 등이 경찰과 감사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후 신분을 숨긴 공무원에 대한 징계에 나선 상황과 겹치면서 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는 더욱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이 후보자를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이 후보자의 취임식은 오후 4시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6월 감사원으로부터 '2013~2015년 공무원 품위 손상 행위(음주운전) 사실'을 통보받은 시교육청은 해당 명단에 있는 교사 등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신문은 "감사원은 당시 경찰의 협조를 받아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지만 교육공무원인 자신의 신분을 숨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940명의 명단을 확보해 해당 교육청에 통보했다. 940명 가운데 대다수는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공무원 신분을 숨긴 음주운전 적발자가 대규모로 징계를 받게 된 상황인데, 음주운전 적발 후 경찰 신분을 숨긴 전력이 탄로난 인사가 경찰 총수에 임명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가뜩이나 경찰 조직 내부에서 '영이 서지 않는다'는 비판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논란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임을 숨겨 징계를 피했던 인사가 경찰청장이 되면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의견 조율 팽개치고 '꼼수' 동원해 임명

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 임명을 서둘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인 23일 자정까지로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삼은 야당이 반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경찰청장 임명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관례에 비춰봐도 이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씁쓸한 뒷맛을 낳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 송부를 다시 요청할 수 있다.

인사청문요청서는 지난 2일 제출됐고 청와대는 인사청문 절차 마감 기한인 22일이 지난 후 보고서 송부를 재차 요청했다. 10일까지 기한을 정할 수 있는데도 청와대가 제시한 기한은 23일 자정까지였다.

일반적으로 인사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이견이 있을 때는 청와대가 10일 가량의 충분한 숙의 시간을 주는 등 명분을 잡은 후 임명을 진행해 왔었다. 그 기간 안에 야당에 대한 설득 작업을 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을 정당하다고 생각했다면, 반대하는 야당을 끝까지 설득했어야 맞다. 이번에는 그 기회가 단 하루 뿐이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최소한의 절차만 지키고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 수석 부실 검증 지적이 나오자, 우 수석 비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청와대가 임명을 서두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정국 급속 냉각노회찬 "이철성 경우가 바로 국기문란"

야당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다. 민정수석실에서 부실검증한 것을 국회 청문회에서 제대로 밝혀냈다"며 "우병우 민정수석은 수석대로 부실검증을 책임져야 하고, 임명을 강행하면 그때는 부실 검증 책임 아니라 임명권자 책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도 다른 공직자들이 음주운전이나 또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적발돼 그 과정에서 현직 경찰이나 현직 공무원인 것을 숨겼다가 나중에 드러나게 되면, 그 운전으로 인한 징계보다 한 단계 높은 징계를 받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철성 후보자가 경찰청장이 된다면 부하 직원들이 자신과 똑같은 일을 하면 더 가중처벌하는 그런 징계를 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럼 자신은 뭔가. 이렇게 되면 영이 서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게 바로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에 최소한의 명분도 주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추경예산 처리 과정은 물론, 정기국회 과정에서도 정국은 냉각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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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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