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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탓?…콜레라 국내서 15년만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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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탓?…콜레라 국내서 15년만에 발생

"더위로 콜레라균 급격히 번식…집단감염 우려 배제 못해"

국내에서 15년만에 처음으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에 입국한 환자는 간혹 있었지만 국내에서 콜레라에 걸린 환자는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가 콜레라균이 급격히 번식한 이유 중 하나로 보고 감염 경로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광주광역시의 한 의료기관이 신고한 A(59)씨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출입국관리기록 상 올해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어 국내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어패류 등 식품이나 오염된 지하수와 같은 음용수 섭취 때문에 발생한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후진국 감염병'으로 불린다.

드물게는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등과의 직접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소화기 감염병인 만큼 공기 중에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 만큼 전염력이 크지는 않다. 소화기 감염병 중에서도 이질이나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비해 전염력이 약한 편이다.

보통 2~3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심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 탈수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때로는 저혈량성 쇼크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A씨는 지난 18일 의료기관으로부터 콜레라 의심환자로 신고됐으며, 22일 실험실 검사를 통해 콜레라 환자로 확인됐다.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귀가한 상황이다. 부인과 딸, 아들 등 가족들 역시 별다른 증상이 없이 건강한 상태다.

한국은 1980년(환자수 145명), 1991년(113명), 1995년(68명)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마지막으로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유행이 발발해 162명의 환자가 나왔다.

2002년에도 2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방역당국은 이 환자들이 2001년 유행이 이어진 결과 발생한 환자로 보고 2001년 통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후에는 간혹 해외에서 콜레라에 걸린 뒤 귀국해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경우만 있었고 국내에선 환자 발생이 없었다.

이처럼 15년만에 국내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유로는 올 여름 유독 심한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정기석 KCDC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날이 너무 더워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콜레라는 몇천마리, 몇억마리의 세균이 입안으로 들어와야 걸리는데, (더위 때문에) 짧은 시간에 급격히 콜레라균이 번식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조은희 KCDC 감염병관리과장도 "해수면의 온도 상승이 콜레라균 번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방역당국은 A씨가 해외에서 수입된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콜레라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방문했던 식당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전라남도 남해안을 여행하면서 식당 여러곳에서 어패류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과거와 달리 상수도와 하수도의 분리 등 인프라 상황이 나쁘지 않은 만큼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지역에서 집단 감염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KCDC는 콜레라 예방 수칙으로 ▲ 식당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한다 ▲ 오염된 음식물 섭취 금지, 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섭취한다 ▲ 철저한 개인위생관리로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30 초 이상 손씻기를 한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KCDC는 "콜레라 등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의 국내 유행을 감시하고 예방하기 위해 5월부터 하절기 비상방역근무를 시행하는 중"이라며 "시도 담당자와 24시간 업무연락체계를 유지하고 하절기 감염병과 집단설사 환자 발생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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