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토지 제공 외에 사드 배치로 인한 큰 부담은 없다고 단언한다. 한국이 직접 도입하는 게 아니라 주한 미군이 들여와서 운용하는 만큼, 도입 및 운용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또한 2018년까지 지급되는 방위비 분담금은 이미 합의했기 때문에 추가 증액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주한 미군은 '북한의 위협 증가', '동맹의 징표' 등의 이유를 내세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왔다. 이는 미국의 국방 예산 감소와 동맹국 부담 증가라는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한미가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 미사일 개발 및 실험을 구실로 사드 배치 결정을 강행한 만큼 2018년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그 부담을 한국 측에 분담하자고 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 측의 부담이 전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구성 항목별로 제기된 필요 예산을 취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총 분담금 규모를 결정하고 사후 배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사드 운용비 분담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 측이 그 일부를 부담하는 것은 가능하다.
과거 주한 미군은 미 2사단의 평택 기지 이전 비용을 부담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방위비 분담금을 불법 전용하여 사용해왔다. 당해 연도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급된 예산을 미집행하고 이월하는 방식으로 기지 이전 비용을 축적해 온 것이다.
2013년 12월 9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당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주한 미군은 방위비 분담금 중 현금으로 약 7380억 원을 쓰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으며, 쌓아놓은 분담금의 이자 수익 총액도 3000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전례를 볼 때 아무리 한국 측이 사드 운용비는 미국 부담이라고 강변하더라도 미군이 사드 도입 및 포대 운용에 방위비 분담금을 전용‧활용하는 것을 막을 방안이 없다. 게다가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불법 전용이 이뤄지거나 목적에 맞지 않는 곳에 쓰이더라도 현재의 한미 관계상 사용 내역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어렵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KAMD)와 중복 투자…예산 낭비 가능성
한국군은 현재 약 17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독자적인 KAMD와 킬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KAMD의 핵심적인 무기 체계인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용으로 사드와 요격 고도 등이 비슷하다.
L-SAM 국산 개발에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약 1조1000억 원이 투여될 예정이며, 양산 비용은 아직 미지수다.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 성능 개량 사업 역시 PAC-3 도입과 사실상 중복 사업이다.
이처럼 미국 MD 참여와 KAMD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다른 사회적 투자를 포기한 대가로 이루어지는 방위 사업이 '안보'를 명분으로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냐고, 확실하든 모호하든 모든 위협에 대비하면 좋지 않겠냐는 식의 주장이야말로 무조건적인 국방 예산 우선 확보와 증액, 수많은 방산 비리의 근원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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