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가정용 전기 요금 누진제에 대해 비판 여론이 들끓자,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개선"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도 누진제 개선을 제안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기 요금 누진제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개선 필요성에 대해 지도부 내 공감을 이뤘다고 김현아 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최고위 결과 브리핑에서 "산업부 담당 실무자가 회의에 참석해서 현안을 보고했다"며 "최고위에서는 앞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정책조정위원회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주택 전기요금과 관련해서는 당장 폭염이 몰아친 올해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어떻게 계산해야할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가 유독 폭염이라, '올해만의 특별한 대책'과 '전반적 에너지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두 가지 목소리가 있었다"며 "두 가지(모두)에 대해 개선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일시적 감면이나 완화를 해 주고, 산업용-가정용 전기 요금 불균형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는 '중·장기' 과제로 돌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날 <동아일보>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산업부가 가정용 전기 요금 누진제를 올 여름에 한해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해 "'올해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구분해야겠다는 데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며 "뉘앙스로는 그런 뜻이 담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당은 전기 요금 누진제 개선 방안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산업용-가정용 전기 요금의 불균형, 가정용 전기 요금 누진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합리적 전력 요금 개편을 위해 (현행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더민주는 산업용-가정용 전기 요금을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인 홍익표 의원을 위원장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린 상태다.
국민의당에서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같은날 "가정용 전기 요금의 다단계 누진제를, 서민을 위해서 조정해줄 것을 강력하게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은 전기 요금 누진 구간을 현행 6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하고, 대신 산업용 전기 요금을 일부 인상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즉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당은 산업용-가정용 전기 요금의 불균형을 이번 기회에 시정해야 한다는 다소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올해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분리 접근하는 식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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