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자에게 건넨 돈, 500만 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성매매 여성에게 준 돈, 500만 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활동가인 이종란 노무사는 이 회장의 성매매 의혹 보도를 보며 '500만 원'이라는 금액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노무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미와 유미 아빠에게 삼성이 건넨 500만 원은 조롱의 돈"이라고 적었다.
"성매매 여성에게 건넨 500만 원, 유미 아빠에게 건넨 500만 원, '조롱의 돈'"
사연은 이렇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지난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황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는 삼성 반도체 공장 전․현직 노동자 가운데 딸과 유사한 피해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삼성 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활동에 나섰다. '반올림'이 탄생한 계기다.
그런데 이런 황 씨에게 삼성이 건넨 돈이 500만 원이었다. 이것만 받고 활동을 접으라는 게다. 당시 황유미 씨는 투병 중이었다. 치료비가 절박했던 황 씨는 결국 그 돈을 뿌리치지 못했다. 황 씨에겐 참담한 기억이다.
공교롭게도, 성매매 의혹 현장에서 이 회장 측이 여성들에게 건넨 돈이 500만 원이었다. 이 노무사가 쓴 "조롱의 돈"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나왔다.
"세상을 조롱하는 삼성,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
이 노무사는 "(삼성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 삼성은 반성은커녕 세상을 조롱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유미와 유미 아빠에게 삼성이 건넨 500만 원은 조롱의 돈"이라면서 "직업병 문제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하라는 우리들의 외침이 그들에겐 얼마나 유치하고 우습게 보일까"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은 스스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사회적 비판과 압력 없이 스스로의 자정 능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역 8번 출구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삼성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하라는 게다. 삼성이 지금껏 내놓은 입장은 대부분 본질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
오는 28일이면, 노숙농성 300일째가 된다. 반올림은 이날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문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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