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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세연 "기본 소득 논의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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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세연 "기본 소득 논의 시작해야"

김종인·유승민·김성식 등 '아젠다 2050' 모임에서 '기본 소득' 화두

초당적 국회의원 연구 모임인 '아젠다 2050'을 만든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 5일 "우리도 기본 소득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젠다 2050에는 김세연 의원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원회 의장 등 여야 거물급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녹색당, 노동당 등 몇몇 정당이 주장하던 '기본 소득'이 정치권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세연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세계적으로 불평등의 정도가 심해지면서 미국에서의 트럼프 현상이나 영국의 브렉시트 같은 현상이 바로 현실화됐다"면서 "현대 세계 경제가 겪는 여러 병폐와 불안정 요소들을 예방적으로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상당히 낯설게 생각됐던 조치들도 연구를 시작할 시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세연 의원은 "기본 소득은 좌파든 우파든 공통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면서 "좌파적 관점에서는 기존 복지 제도의 어떤 완성된 버전으로, 즉 복지 사업별, 개별 지원이 아니라 보편성을 지닌 궁극적인 하나의 소득 보장 체계로 각광받는다. 우파적 관점에서는 작은 정부를 시도하는 노력에서, 기존의 복잡한 복지 체계를 단순화하고, 다른 복지 제도들을 전문적으로 통폐합하면서 기본 소득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기본 소득'이란 소득에 상관없이 정부가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최저 생계비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근 스위스에서는 한국 돈 300만 원 정도의 기본 소득을 전 국민에게 나눠주는 방안을 국민 투표에 부쳤으나, 23%의 찬성과 87%의 반대로 부결됐다.

김세연 의원은 스위스 기본 소득 도입 국민 투표가 부결된 이유에 대해 "기존의 복지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는 스위스에서 기본 소득이 도입될 때, 기존에 더 두터운 보장이 되고 있던 복지 제도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주로 작동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에서 기본 소득을 반대하는 '복지 퍼주기' 논리와 전혀 다른, '복지 축소 우려'라는 맥락에서 기본 소득 논의가 좌절됐다는 것이다.

김세연 의원, 김종인 대표, 유승민 의원, 김성식 정책위 의장 등이 참여하는 '아젠다 2050'은 창립총회 첫 화두로 '기본 소득'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모임이 기본 소득을 주요 화두로 던진 이유에 대해 김세연 의원은 "현재 주 40시간 근로를 바탕으로 짜인 우리 사회 전체 시스템, 고용, 복지, 교육, 조세, 행정 등이 다음 세대에는 근로 형태의 변화와 연동돼 변할 것"이라며 "앞으로 30~40년간 로봇과 인공 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우리 삶의 모습을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2050년을 대비해 지금 기본 소득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세연 의원은 다만 "(기본 소득 도입에) 어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할지, 어느 정도 규모로 가능할지 상세하게 데이터로 대안이 제시돼야 그것이 타당성이 있는지, 또 국민적으로 공감대가 얼마나 확보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면서 "피상적인 개념 하나만 가지고 논의하면 그것이야말로 국회가 해야 할 직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기본 소득을 당장 정책으로 현실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단서를 달았다.

'아젠다 2050'는 기본 소득과 더불어 '기계 과세'도 논의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면, 조세 체계도 실제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기계에 과세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다.

김세연 의원은 "주 30시간, 20시간 이렇게 노동 시간이 줄어들 때,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과 소득이 분리되는 시대를 사는 세대가 아마 다음 세대가 될 것"이라며 "사람이 노동하지 않는 시대에 실제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다른 주체들로부터 조세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기계에 대한 과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도 "기본 소득 논의 주목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도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에 대비한 새 패러다임으로 '기본 소득'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대표는 특히 지난 6월 21일 국회에서 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 소득'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김종인 대표는 "최근 세계적으로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실리콘벨리에서도 '기본 소득'에 대한 실험이 추진되고 있고, 핀란드에서는 내년에 무작위로 선정된 1만여 명 국민에게 매달 500~700유로의 기본 소득을 지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인 대표는 스위스의 기본 소득 국민 투표에 대해서도 "부결되었지만, 초기 논의 단계에서 23%의 국민이 기본 소득 도입에 찬성했다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도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기본 소득 도입을 불평등을 해소하는 대안 중 하나로 봤다.

▲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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