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업체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은 21일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현재의 부산 김해 공항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장 마리 슈발리에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책임 연구원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사회 경제적 문제, 소음 문제, 생태 문제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과 녹색당은 신공항 문제가 세금 낭비, 환경 파괴 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신공항 신설 자체를 반대했다. 밀양과 가덕도 지역에 공항을 지으려면 산봉우리를 깎아 내거나 바다를 매립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철새 서식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최대 10조 원에 달하는 세금 문제도 있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난 직후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은 환경과 비용, 수요 예측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공항 문제의 해답은 김해 공항 확장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면서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또한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가덕도와 밀양 어디로 결정되든지 환경적, 재정적 재앙은 불가피하다"면서 "두 곳 모두 불리한 자연 조건으로 인해 대규모 토건 사업과 환경 파괴가 필연적"이라고 반대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신공항 사업 백지화 발표가 난 뒤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잘 내렸다"면서 "이번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PK와 TK 갈등의 본질은 신공항이 아니라, 10조 원에 달하는 국비 다툼이었다"고 적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자신의 트위터에 "김해 공항 확장은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라며 "무엇보다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무안, 양양, 김제, 울진 공항의 전철을 밟지 않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소모적인 지역 갈등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녹색당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신공항 건설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김해 공항 확장 방안 등에 대해서 선행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이 한국공항공사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 용역 보고서를 인용했다.
<김해 공항 활주로 용량 증대 방안 수립연구>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김해 공항에 △ 항행 안전 시설인 볼텍(vortac)을 설치해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을 늘리는 방안 △기존 남북 방향으로 놓인 두 개의 활주로 서쪽에 반시계 방향으로 50도 정도를 비튼 길이 2700미터짜리 보조 활주로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대안을 통해 관련 비용을 5조~10조 원에서 1조 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1조 원이 안 되는 사업비로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과도한 예산 투입과 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신공항 건설만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면서 "또한 군 공항 이전 문제도 검토 가능하다는 지적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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