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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피해자, 영국 본사 CEO 만났지만…

"40여 분 동안 진정성 담긴 사과 표현은 없었다"…본사 상대 민사 소송 및 형사 고발 추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해 업체인 옥시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를 만났으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아들을 잃은 김덕종 씨 등은 지난 6일(현지 시각) 영국 뉴몰든의 레핏벤키저 본사에서 옥시 최고 경영자 라케시 카푸어와 약 40분 동안 면담했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최고 경영자의 한국 방문을 통한 직접 사과'와 '이사진 해임' 등을 요구했지만, 옥시 측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면담 직후 "40여 분 동안 진정성이 담긴 사과 표현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함께 항의 방문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도 "카푸어 CEO가 사과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옥시 CEO가 한국에 와 피해자에게 직접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5일 영국 런던 시내 옥시 본사 레킷벤키저 연례 주주 총회장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덕종 씨 등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레킷벤키저는 사과를 했다는 입장이다. 8일(현지 시각) 레킷벤키저는 홈페이지를 통해 "카푸어 CEO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만나 사과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레킷벤키저는 "카푸어 CEO가 그간 고통을 겪은 김 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모든 피해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거듭했다"며 "보상을 약속하고 완전한 해결책을 확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 등 피해자 가족들은 레킷벤키저 측이 진정한 사과와 충분한 보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만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 씨는 면담 이후 영국 로펌 'KGIA 솔리시터스' 소속 김인수 변호사와 만나 수임 계약을 맺고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법무법인 측은 우선 가습기 살균제 피해 상황 등 구체적인 사실과 손해배상 범위 등을 검토한 뒤 레킷벤키저에 소송 제기 의사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3주 기간의 경과 기간에도 회사 측으로부터 실질적인 조치가 없으면 곧바로 영국 법정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소송은 옥시 본사인 레킷벤키저를 상대로 제기하는 첫 민사 소송이 될 예정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민사 소송과 더불어 영국 본사 이사진에 대한 형사 고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레킷벤키저로부터 만족스러운 수준의 사과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 항의 방문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최 소장은 "BBC, <에이피>, <로이터> 등 국제 언론과 영국 언론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레킷벤키저의 책임 문제를 크게 다루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BBC 라디오의 경제 뉴스 25분여 중 절반 이상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피해자의 목소리를 전달해주었다"고 했다.

이어 면담에 앞서 레킷벤키저 주주 총회장에서 항의 캠페인을 벌인 데 대해서도 "모든 주주들에게 문제를 알렸고 책임을 압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영국 일정을 마친 방문단은 14명의 사망자를 낳은 '세퓨'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를 공급했다가 폐업한 덴마크 회사 케톡스의 위치를 확인한 후, 덴마크 환경청과 국회의사당, 검찰 등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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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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