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관련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제품의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가 뒤늦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들은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는 관련 사태가 벌어진 뒤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 입장문을 냈다. 옥시는 21일 이 입장문에서 "오랫동안 제품의 안전 관리 수칙을 준수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며 "그러기에 이번 건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시의 이런 사과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이어 나온 것이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관련 검찰 수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옥시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연구를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의뢰해 놓고도 그 결과를 은폐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안과 관련해 좀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가족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옥시는 "피해자분들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경청해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상당 부분의 사안'이 법원 조정절차를 통해 합의에 이르러 종결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옥시를 상대로 개별 소송이 제기된 80여 건 가운데 70여 건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니, 어느 정도 책임을 다한 것 아니냐는 반론인 셈이다.
옥시 측의 뒤늦은 '반쪽 사과'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이 아닌 입장발표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함께 연 회견에서 "옥시는 '우리는 잘못이 없는데 왜들 이러는가'라고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