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25일 이기성(70) 계원예술대학교 명예교수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 임명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세다.
이날 문체부는 이 명예교수를 선정한 이유로 "한글이 디지털 기기에서 완전하게 나타나도록 한글표준코드를 제정하는 데 참여하고, 한글폰트를 개발해 출판·인쇄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등 출판 분야에서의 공로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단행본 출판사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번 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4일 출판인회의는 성명을 내 "출판진흥원 설립 취지에 맞게 제대로 된 인사가 임명되기를 기대해왔는데, 뜻하지 않게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하는 인사가 차기 출판진흥원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를 또 다른 낙하산 인사로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해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와 계원예술대학교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연구원 원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출판사를 떠난 지 20년이 넘어 사실상 출판계가 원한 출판 전문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진흥원은 지난 1997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를 이어 2012년 조직을 확대해 출범했다. 예산 300억 원 규모의 진흥원은 출판산업 관련 연구, 지역 서점 육성 지원 사업, 좋은책 선정 사업 등의 업무를 도맡는다.
낙하산 인사 논란은 새 진흥원장 선정이 늦춰지면서 사실상 예고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임 원장(이재호 씨)의 임기는 지난해 7월로 만료되었다. 그러나 문체부는 진흥원의 전북혁신도시 이전 등의 이유로 신임 원장 선출을 미뤘다. 당시도 출판인회의를 중심으로 빨리 신임 원장을 선정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이처럼 출판계의 반발이 거세지만, 문체부는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신임 원장을 선임했다"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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