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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마지막 소설, 무솔리니가 살아 있다!

움베르토 에코, 하퍼 리 별세…추모 연이어져

이탈리아의 작가 겸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가 2년의 암 투병 끝에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9시 30분, 이탈리아의 자택에서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앵무새 죽이기>(김욱동 옮김, 열린책들 펴냄)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 소설가 하퍼 리도 20일(현지시간) 고향 앨러배마 주 먼로빌 자택에서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움베르토 에코는 문학, 기호학, 역사학, 문화 비평 등 여러 분야에서 20세기 인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었다.

1932년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법학을 공부하기 원하는 부친의 바람을 등지고 토리노대학교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전공해 작가로서 출발점을 다졌다.

에코는 토리노대학교와 밀라노대학교, 피렌체대학교 등에서 미학뿐만 아니라 건축학, 기호학 등 다방면의 지식을 후학들에게 가르쳤다. 스스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그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등 다방면의 언어를 능숙하게 다뤄, 언어의 천재로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중세 수도원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베스트셀러 <장미의 이름>(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펴냄)이다. 이 책은 일반 독자가 쉽게 읽기 어려운 현학적 내용을 담았음에도 1400만부가 넘게 판매됐다.

그는 이후에도 기호학 지식을 절묘하게 버무린 <푸코의 진자>(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펴냄), 음모론을 다룬 <프라하의 묘지>(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등 여러 권의 소설을 썼다. 기호학자이자 미학자로서도 그는 여러 권의 저작을 통해 뚜렷한 발걸음을 남겼다.

그가 지난해 쓴 마지막 소설 <누메로 제로>는 오는 6월 열린책들에서 국내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 소설은 파시스트 무솔리니가 살아있다는 주장이 신생 언론매체를 통해 퍼지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며 현대 이탈리아의 부패상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에코는 이탈리아의 부패를 강경한 목소리로 여러 차례 비판했다. 한국어판 가제는 <창간준비호>.

세계적인 학자이자 작가인 에코의 별세 소식에 세계 각지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0일 "에코는 이탈리아와 국제무대에서 벌어진 지적 토론의 주인공이었다"며 "그의 에세이와 소설은 이탈리아의 국위를 선양했고 모든 곳의 문화를 풍요롭게 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움베르토 에코(좌)와 하퍼 리(우). ⓒ프레시안

리는 1926년 주 의원을 지낸 아마사 콜맨 리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몽고메리의 헌팅턴 대학 입학 후 앨러배마 대학으로 옮겼으나,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1949년 뉴욕으로 이주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59년 그는 첫 소설 <앵무새 죽이기>로 곧바로 현대 문학의 거장 반열에 올랐다. 대공황기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흑인 차별 실태를 고발하는 이 소설은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판매되는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이 소설을 출간한 리핀코트 출판사의 편집자 테이 호호프는 하퍼 리가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이미 스스로의 노력으로 글쓰기의 핵심을 터득한 상태였다고 극찬했다. 1960년, 하퍼 리는 데뷔작으로 곧바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1991년 미 의회 도서관 조사에서 미국인의 삶에 성경 다음으로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오랜 기간 집필활동을 하지 않아 의문을 사기도 했던 리는 지난해 <앵무새 죽이기>의 속편 <파수꾼>(공진호 옮김, 열린책들 펴냄)을 냈다. <앵무새 죽이기>의 20년 후를 다룬 이 소설에는 전작에 등장한 변호사가 인종주의자로 돌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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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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